[사설]기업 40% 이미 ‘정년 후 재고용’… 정년 연장만 고집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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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구직자가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6.4.15 뉴스1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구직자가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6.4.15 뉴스1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이 정년으로 퇴직한 근로자를 재고용하는 제도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정년 연장을 위한 고령자고용법 개정 논의와 상관없이 기업들은 이미 근로자들의 은퇴 시기를 자발적으로 늦춰 왔다는 뜻이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정년 제도가 있는 기업 42만 곳 중 17만 곳이 재고용 제도를 도입했다. 이 비중은 2020년 24%에서 5년 만에 1.7배로 뛴 것이다.

기업들이 법적 정년이 지난 고령자들에게 다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노동시장에서 숙련된 근로자를 구하는 게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숙련공 확보가 상대적으로 더 절실한 제조업의 재고용 비율이 음식·숙박업 등 다른 업종들보다 높은 것이 그런 이유에서다. 재고용 제도를 도입한 기업들로 한정하면 정년퇴직자 2명 중 1명이 다니던 기업에 재취업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근로자들에게 60세가 넘어서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필요한 일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은퇴 후 연금 수령 때까지의 ‘소득 공백’도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양대 노총이 주장하는 것처럼 ‘법적 정년 65세’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나라 경제 전체에 너무 큰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일본은 2006년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해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도록 했다. 그러나 기업으로 하여금 ‘65세 정년 연장’, ‘정년 폐지’, ‘계속 고용(재고용)’ 중 한 방식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의 3분의 2가 재고용 제도를 도입했다고 한다. 재고용 제도는 인력을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고 기업 경영에 주는 부담이 작아 청년 일자리를 상쇄시키는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률적인 ‘법적’ 정년 연장만 고집하기보다는 기업의 자율권을 최대한 존중해 고용 연장이 심각한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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