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조권형]與 당권경쟁 ‘파묘’ 멸망전 대신 서울시장 선거 패배 토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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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정치부 기자

조권형 정치부 기자
“인공지능(AI) 시대에 들어선 집권 여당 대표를 선출하는데, 20년도 넘은 과거 이야기가 웬 말이냐.”

8·17 전당대회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의 경쟁이 ‘적통 논쟁’ 등 파묘(破墓)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한 당 중진 의원의 반응이다. 정청래 전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 불참설을 제기한 송영길 전 대표의 전략 총괄을 맡은 민병덕 의원도 “좀 심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 얘기는 이제 좀 그만하자”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에 대해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할 정도로 집권 여당과 민심의 괴리가 생긴 상황이다. 그런데 정권의 명운을 가를 2028년 총선을 지휘해야 할 당 대표 후보들이 아무리 계파 간 권력 투쟁을 한다 해도 네거티브 공방을 벌일 때인가.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은 2028년 총선 승리와 재집권 전략이 되어야 한다. 다음 당 대표는 총선 공천과 선거를 전면 지휘할 것이며, 총선 결과가 정권 재창출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권 주자들은 우선 총선 최대 승부처가 될 서울시장 선거의 패배에 대한 진단부터 내놓아야 한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 등으로 인한 보수화 흐름으로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결국 패배가 현실화하면서 ‘한강 벨트’ 지역구 의원들은 낙선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 정부의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세제 강화 기조가 반발심을 일으켰는지, 특검에 공소취소권을 부여하는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 발의로 민심이 이반했는지 등을 짚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조국혁신당, 진보당과의 범여권 내전으로 국민의힘에 사실상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준 경기 평택을의 패배를 반복하지 않을 방안도 밝혀야 한다. 이는 총선에서 민주진보 진영 정당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대 혹은 통합을 할지에 대한 구상이다.

지난해 탄핵 대선에서도 득표율 절반을 넘기지 못한 민주당이 민주진보 진영의 통합과 결집만으로 총선 과반 의석 확보와 대선 승리가 가능한지, 아니면 이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구조적 확장’ 등 외연 확장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지도 명확한 방향과 분석을 제시해야 한다.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면 어떤 유권자 그룹을 어떤 철학과 정책으로 끌어들일지 처방이 나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코어(핵심) 지지층’과 새로운 지지층 간 화합은 어떻게 도모할 것인지도 답해야 한다. 당장 이 대통령의 중도 실용 노선을 지지해 유입된 소위 ‘뉴이재명’과 진보 가치 중심의 구주류 간의 갈등이 최근 당권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이다.

결국 원활한 당정 관계와 국정과제 지원 방안 등을 포함한 총체적인 총선 승리 전략과 공식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구상과 공약을 바탕으로 대표에 당선된다면 총선 준비에 탄력을 받을 것이고, 자연히 지방선거를 거치며 주저앉은 당과 대통령 지지율 반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차기 당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쥐는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서 계파 간 권력 투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집권 4년 차 총선의 중대성을 생각한다면 파묘 ‘멸망전’에서 벗어나 생산적이고 전략적인 노선 투쟁을 벌여야 한다. 이것은 끊임없이 국민의 삶을 개선해야 할 민주주의 국민정당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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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정치부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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