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 연금 지출 증가 주요국 중 최고”...의미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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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금 지출이 주요 9개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 모니터 보고서 4월호에서 내다봤다. 보고서는 한국의 연금 지출이 2025~2030년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0.7%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이웃 일본(0.2%)은 물론 9개국 평균(0.4%)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보고서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G7(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에 한국과 호주를 추가한 9개국을 ‘G20 선진국’으로 따로 분류했다.

한국의 연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예측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IMF가 내놓은 전망은 놀랄 일이 아니다. 다만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경고를 흘려들을까 걱정이다. 더구나 국민연금이 작년 18%를 웃도는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기금 소진 시기가 크게 늦춰질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그러나 오르락내리락하는 수익률을 믿고 연금 개혁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 한국의 연금 개혁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모범적이다. 지난해 3월 국회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오는 2033년까지 9%에서 13%로 단계적으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올해부터 43%로 높이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덕에 기금 소진 시기는 2064년까지 9년 늦춰졌다. 정부는 기초연금도 손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월 수입이 수백만원 되는 노인이나 수입이 제로인 노인의 기초연금액이 똑같다”며 지급 방식을 하후상박으로 바꾸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연금이 보험료율 등 숫자를 바꾸는 모수(母數) 개혁에는 성공했지만 구조개혁은 갈 길이 멀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직역연금(공무원·사학·군인), 퇴직연금 등을 체계적으로 연동하는 구조개혁은 힘들지만 가야 할 길이다. 구조개혁은 정년 연장 문제와도 밀접하게 얽혀 있다. 정년이 늦춰지면 그만큼 수급 개시 연령을 높일 수 있어서다. 지금 국회엔 연금개혁특위가 설치돼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자체 연금개혁특위를 가동 중이다. 6월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라도 개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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