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반도체 견제론...1980년대 日을 반면교사 삼아야

3 hours ago 1
  • 등록 2026-07-10 오전 5:00:00

    수정 2026-07-10 오전 5:00:00

K반도체 견제론이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이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범용 D램 시장에서 양사의 점유율은 60%를 웃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1980년대 미국은 당시 반도체 최강국이던 일본을 견제했고, 그 결과 일본은 1위 자리를 한국에 내주었다. 아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또는 미 의회에서 K반도체를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가능성에 대해선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1986년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 협정을 맺었다. 당시 일본은 세계 D램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었다. 미 언론과 정계는 이를 ‘제2의 진주만 공습’이라 부르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과 맺은 협정에 따라 저가 판매가 금지된 일본산 제품은 가격경쟁력을 잃었다. 반도체 협정은 때마침 엔고를 촉발한 플라자합의(1895년)와 겹치면서 일본 반도체 산업 붕괴로 이어졌다. 그 틈을 바로 한국과 대만이 파고들었다.

지금 K반도체는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록적인 분기별 실적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수출도 신기록을 쓰는 중이다. 그 덕에 성장률도 꿈틀댄다. 8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월에 비해 0.7%포인트 높은 2.6%로 높여잡았다. 정부는 반도체에서 나올 초과 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계획을 짜고 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다. 한쪽이 너무 잘나가면 이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작동하기 마련이다. 미국은 반도체 패권에 집착한다. 40년 전 일본 사례에서 보듯 우방이라도 의존도가 일정선을 넘으면 견제 메커니즘이 발동한다. 메모리 칩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이나 PC 등 다른 전자기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칩플레이션’도 주목해야 한다. 반도체가 물가를 자극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시장에 간섭할 빌미를 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을 투입해 국내에 팹 4기를 짓기로 한 것도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 1980년대 일본이 반면교사다.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실시간
급상승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