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ATL 배터리 쇼크…흔들리는 K제조업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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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2 17:33 수정2026.04.22 17:33 지면A31

6분 충전, 1500㎞ 주행.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이 최근 내놓은 배터리 기술이다. 6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한 신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중국은 이제 ‘가성비’ 추격을 넘어 글로벌 산업의 표준을 장악하려는 수준에 도달했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주도권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다. 반도체마저 ‘레드테크’의 사정권에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ATL이 선보인 삼원계(NCM) 배터리 ‘기린’은 한국이 그나마 우위를 주장해온 고에너지 밀도 분야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값싼 LFP에 머물지 않고, 한국의 강점으로 여겨지던 고성능 배터리까지 장악할 태세다.

전기차의 기세는 더 사납다. 24일 열리는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 BYD는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플래그십 전기 세단을 선보인다. 이는 15분 충전·275㎞ 주행 성능을 갖춘 테슬라 슈퍼차저를 능가한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자체 칩셋까지 결합한 중국 전기차는 이제 세계 최강을 넘보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안방 침공은 현실이다. 올 1분기 국내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2만5000대로 작년보다 286% 급증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33.9%로 3대 중 1대가 중국산이었다. 중국산 테슬라 외에 BYD, 폴스타 등 중국 브랜드 판매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이 거의 유일하게 중국에 확실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도 안심할 단계는 지났다. 존재감이 미미하던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지난해 4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5%로 올라왔다. 올해 상하이증시 상장을 통해 공격적인 투자와 생산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말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까지 겨냥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자본의 지원과 기술을 결합한 레드테크를 앞세워 글로벌 제조업을 빠르게 평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K제조업이 빠른 속도로 잠식당하고 있다. 기술 주권은 한 번 잃으면 되찾기 어렵다. 기업은 경각심을 갖고 선도 기술 개발과 생산 혁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과 규제 혁파, 인재 양성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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