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년 새 신용불량 29% 폭증…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의 ‘현실’

18 hours ago 6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못 갚아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개인사업자가 1년 새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14만129명으로, 1년 전보다 28.8% 늘었다. 연령별로는 50, 60대 중장년 자영업자들이 빚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유독 두드러졌다. 신용유의자가 되면 신용등급 하락이나 금융거래 제한 등 불이익을 받아 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자영업자들이 받는 대출의 질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대출이 있는 개인사업자 336만 명 중 절반이 넘는 171만 명이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다. 1금융권에서 밀려나 2금융권에서 고금리의 빚을 진 경우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때 저리로 받은 대출의 원금 상환 기일도 도래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자금난에 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율은 8년 내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장사가 잘되면 벌어서 빚을 갚을 수 있겠지만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해 음식점 사장이 100만 원어치를 팔았을 때 손에 쥐는 돈은 평균 9만 원도 되지 않았다. 자영업자들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하는 등 경기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 민생경제가 위태로워지고 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 단순히 빚을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환 능력과 의지를 잘 살펴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내수를 진작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빚 갚을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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