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처음으로 사각지대까지 볼 수 있도록 통합관제실을 운영 중입니다.”(광주 센테니얼 아이파크 현장 관계자)
18일 방문한 광주 서구 ‘광주 센테니얼 아이파크’(화정 아이파크) 현장(사진)에서는 재시공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사무소에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벽면을 덮고 있는 모니터 6대가 눈에 띄었다. 직원이 상주하며 작업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통합관제실이다. 모니터에는 공사 현장과 잔류 인원 등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화정 아이파크는 2022년 1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신축 공사 도중 201동이 무너지며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이후 전면 철거 및 재시공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주거 층 철거를 마무리하고 지금은 재시공하고 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한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현장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HDC현산 측 설명이다.
HDC현산은 사고 후 전국 최초로 건설 현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통합관제실을 도입했다. 상주 직원이 작업을 실시간으로 보며 위험 요소가 있을 때마다 무전기나 방송으로 지시를 내린다.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CCTV도 30대 달았다. 6~7대 운영되는 다른 건설 현장과의 차이점이다. 현장 인원과 자재 반입 현황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HDC현산은 이 시스템을 앞으로 모든 현장에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붕괴 원인으로 지목되는 임시 지지대(동바리) 관리도 개선했다. 임시 지지대 설치를 3개 층에서 4개 층으로 확대했다. 지난 사고 때처럼 임시 지지대를 조기에 제거하지 못하도록 철거 공정도 까다롭게 바꿨다. 입주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품질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콘크리트 강도 검사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레미콘이나 자재 운송 차량이 사업지에 들어올 때마다 무게를 측정하는 것도 다른 현장과의 차별점이다. 정확한 양의 자재를 사용하도록 해 건설 품질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 단지는 2027년 3월까지 재시공을 마치고 같은 해 상반기 입주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9층, 8개 동, 847가구 규모다. 정한효 현장소장은 “소음과 분진 등을 줄여 인근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며 “오래 걸리고 비용이 더 들어도 사고 예방을 위해 근로자 모두가 신경 써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체를 시작한 2023년부터 작은 사고 없이 공사를 진행해 무재해 백만 시간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광주=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