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강의실 채우는 유학생 30만 명, 이젠 유치보다 정착[수잔 샤키야 한국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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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수잔 샤키야 네팔 출신·‘지극히 사적인 네팔’ 저자 요즘 한국 대학에는 한 가지 역설이 있다. 학령인구는 줄고 있는데, 세계에서 한국으로 오는 학생은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학의 문은 넓어졌지만, 학생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며 지역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일은 더 복잡해졌다. 내가 2010년 한국어 어학연수를 마치고 2011년 한국 대학 학부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는 사실상 기본조건이었다. 나 역시 학부 수업을 시작하려면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을 통과해야 했다. 지금은 입학 경로와 학생들의 국적, 배경도 훨씬 다양해졌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는 이제 한국 대학의 생존 문제다. 정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Study Korea 300K’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015년 9만1332명에서 2025년 25만3434명으로 10년 사이 약 2.8배로 늘었다. 과거에는 중국 학생이 압도적이었지만 2025년에는 중국 7만6541명, 베트남 7만5144명으로 규모가 거의 비슷해졌다. 우즈베키스탄과 몽골도 각각 1만5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네팔 학생은 2024년 6135명에서 2025년 1만2784명으로 불과 1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국으로 온 유학생의 지도가 중국 중심에서 베트남, 중앙아시아, 몽골, 네팔 등으로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처럼 세계 유학생들이 먼저 떠올리는 유학 종착지는 아니다. 지금의 유학생 증가가 주로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지금이 더 중요하다. 유학생을 단순히 줄어드는 학령인구를 메워줄 숫자로 볼 것인가, 교육과 취업, 정착을 연결해 한국을 세계가 찾는 인재 허브로 만들 것인가. 앞으로의 정책과 대학 현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런 의미에서 법무부가 추진하는 ‘K-CORE(Korea College to Regional Employment·E-7-M)’는 눈여겨볼 만하다. 지역 전문대에서 한국어와 기술을 함께 익힌 유학생을 지역 산업이 필요로 하는 중간기술 인력으로 육성하는 제도다. 입학 때 TOPIK 3급, 졸업 때 5급을 요구해 한국어 역량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취업 시 적정 임금 기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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