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머니 움직인다" vs "여름 부진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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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0 07:37 수정2025.06.10 07:37

"빅머니 움직인다" vs "여름 부진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S&P500 지수는 새 기록 달성까지 약 2% 남았습니다. 4월 바닥으로부터 이런 급속한 반등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이제 뒤로 지나갔다고 생각한다는 걸 나타냅니다. 런던에서 열린 미·중 협상은 이런 생각을 확인해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강합니다. 다만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CPI)가 그중 하나입니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는지 알려줄 것이니까요. 좋은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관망세가 나타난 이유입니다.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개최한 애플이 AI에 대한 투자자 기대를 맞추지 못하고 하락했고요.

1. 중국 협상 성과 기대

미 동부시간 새벽부터 런던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통화에 이어 지난 금요일 중국이 선제적으로 미국 자동차 회사에 희토류 수출 허가를 내주면서 투자자들은 좋은 결과를 기대했습니다.

"빅머니 움직인다" vs "여름 부진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 협상은 희토류 수출 통제에 관련, 곤란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시 주석에게 전화하면서 열리게 된 만큼 미국이 뭔가 양보를 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중국도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중국의 5월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로 나왔는데요. 이는 4월 8.1% 증가보다 둔화한 것입니다. 5월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미 수출이 34.5%나 감소한 탓입니다. 4월(-21.0%)보다 더 줄었고요. 팬데믹 봉쇄 기간이었던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입니다.

"빅머니 움직인다" vs "여름 부진 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백악관의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장은 아침에 CNBC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것으로 확실히 기대한다. 짧은 회담이지만 강한 악수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회담을 통해 미국은 수출 통제를 완화하고 중국은 희토류를 대량으로 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로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한 발씩 물러설 것이란 얘기였지요.

2. 트럼프 "중국 쉬운 나라 아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0.1% 수준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해셋 위원장의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발언에 엔비디아 등 반도체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해셋이 "제가 말하는 건 아주 고성능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H2O 칩에 대한 제한은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지만요. 그리고 무역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증시는 조금씩 더 올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이끄는 협상팀에게 중국에 대한 다양한 기술 및 제품 판매에 대한 최근 규제 조치를 해제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에는 제트 엔진 부품, 반도체 디자인 소프트웨어, 주요 플라스틱 원료인 에탄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고요. 그리고 중국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시놉시스, 케이던스디자인 등의 반도체 디자인 프로그램 플렛폼에 대한 접근이 다시 가능해졌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판매를 금지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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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양국은 오늘 협상을 모두 6시간 40분 동안 진행됐고요. 내일 아침 10시부터 다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좋은 회의였다"(good meeting)라고 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유익했다"(US-China talks were fruitful)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쉬운 나라가 아니다"라면서도 "좋은 소식만 듣고 있다"(I’m only getting good reports)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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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플레 문제없다?

오전 11시 긍정적 경제 데이터도 나왔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중간값)이 지난달보다 낮게 나온 것이죠.

▶1년 기대 3.2%(-0.4%포인트)
▶3년 기대 3.0%(-0.2%포인트)
▶5년 기대 2.6%(-0.1%포인트)

1년 기대 인플레는 4월 3.6%→5월 3.2%로 낮아졌고요. 5년 기대는 2.7%→2.6%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5월 미·중 관세 인하에 따른 것입니다. 또 향후 12개월 소득 성장 예상치가 지난달보다 0.2%포인트 오른 2.7%로 조사됐고, 향후 12개월 실직 확률은 0.5%포인트 감소한 14.8%를 기록했습니다. 평균 실업률 예상치(실업률이 1년 후 더 높아질 평균 확률)도 3.3%포인트 내린 40.8%로 떨어졌습니다. 다만 이는 지난 12개월 평균 37.7%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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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에 연 4.5% 안팎을 오르내렸던 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오후 3시 4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2bp 하락한 4.488%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3.3bp 오른 4.01%를 기록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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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강세장 분위기…주가 전망 줄줄이 상향

월가 분위기는 강세장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한 달 전부터 '전술적 강세론'으로 돌아섰던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우리는 전술적 강세 예측을 반복한다. S&P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까지 2.4% 남았으며, 우리는 이번 주나 다음주에 그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주 애플 WWDC나 테슬라의 로보택시 운행 시작, 엔비디아 젠슨 황의 발언(수요일) 등이 기술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채권 금리 상승세를 억제하는 CPI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바클레이스, RBC캐피털마켓츠 등에 이어 시티그룹은 주말 사이 2025년 말 S&P500 지수 목표치를 6300으로 상향 수정했습니다. 지난 4월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6500에서 5800으로 하향 조정했었는데요. 이를 취소한 셈입니다. 시장이 계속해서 관세 불안의 최악의 시기가 이미 지나갔다는 것을 계속해서 받아들일 것으로 가정한 것입니다.

이런 강세론의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관세 문제 안 된다(TACO 트레이드)

다음 달 9일이면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만료됩니다. 아직 양해각서 수준의 합의를 맺은 영국을 제외하면 무역 합의가 없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설립자는 "관세 이슈는 이제 우리 뒤로 지나갔다. 트럼프에게는 내년 말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더 밀어부쳤다가 내년 초 경기 침체라도 온다면 굉장히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시장 움직임은 극단적인 관세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전반적인 인식"의 일환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한 직후 관세 불확실성의 정점이 지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등 주요 수출국 통화는 최근 달러 대비 연초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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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경제는 잘 버티고 있다

지난주 5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고용은 13만9000개가 증가했고 실업률은 4.2%로 유지됐습니다. 그리고 오늘 업데이트된 애틀랜타 연은의 GDP나우는 2분기 GDP 증가율을 3.8%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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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하드 데이터는 여전히 괜찮은 수준이지요. 여기에 악화 일로를 걸어온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등 소프트 데이터도 지난달 중국 관세 인하 이후 조금이지만 회복되고 있습니다. 로이트홀트그룹은 "시장은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전혀 경기 침체 위험이 없다'라는 식으로 거래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는데요. S&P500 지수에서 경기순환주/방어주 비율이 1.19로 굉장히 높아졌는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이 경제 전망에 대해 더 낙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닥터 붐'으로 불려온 누리엘 루비니도 최근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예측을 줄이고 미국이 투자 호황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폴리마켓에 따르면, 경기 침체 확률은 5월 1일 66%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 금요일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27%로 낮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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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기업 실적 전망 바닥 쳤다

무역 불확실성 속에 하락세를 보였던 S&P500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이익 추정치도 5월에 바닥을 친 뒤 다시 올라가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향후 12개월 이익에 대한 월가 추정치는 바닥을 찍고 주당 280달러 수준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 실적 전망이 크게 개선되면서 연말까지 S&P500 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슨 CIO는 12개월 전망치를 6500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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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지속하는 AI 투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은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AI에 계속해서 투자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은 그런 상황을 숫자로 확인해줬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추적하는 AI 데이터센터 주식 바스켓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업 주식 바스켓은 4월 저점 대비 각각 52%와 39% 상승했습니다. 라운드힐파이낸셜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은 생성 AI가 유행어가 아니라는 콘크리트, 구리, 기가와트 전력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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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존 플러드 미국 주식 거래 헤드는 "투자자들은 매그니피선트 7 주식들이 과대평가되었는지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해왔다. 심지어 '거품'이라는 단어조차 등장했다. 하지만 Mag 7 기업들은 1분기 예상치를 무려 13%나 상회하는 실적을 보고했다. 이익은 증가하고 주가는 하락하면서 이들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더 합리적으로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⑤ 기관의 매수 추격

그동안 랠리는 개인투자자가 이끌어왔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3월과 4월 각각 40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수한 데 이어 5월에도 23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주식을 추가로 더 샀습니다. 이는 올해 월평균 순매수액 250억 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개인은 올해 들어 개별 주식과 ETF에 1500억 달러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돈을 투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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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계속 오르자 기관들도 추격 매수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골드만과 거래하는 헤지펀드들은 4개월간의 순매도 이후,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의 세계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집계하는 기관 위험 선호도 지수는 지난 5월 7일 -27.3에서 지난 28일 36.4까지 급상승했습니다. 데이터트렉리서치는 "기관 위험 선호도 지수는 '빅 머니'가 최근 상승세를 이제야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분기 말까지 추가 상승 '멜트업' 움직임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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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름 부진한 시기 온다

분위기는 '강세장 지속'이지만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S&P500 지수의 밸류에이션이 22배 이상으로 높아졌고, 무역 정책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를 촉구하는 주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경제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

5월 고용보고서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표면 아래 드러나는 균열을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이전 두 달간 고용 증가분이 9만5000개나 하향 조정되었고, 25~54세 근로자 고용률이 하락했으며,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올림하지 않은 실업률은 2월 4.139%에서 3월 4.152%, 4월 4.187%, 5월 4.244%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두타는 "Fed가 더 오래 기다릴수록 노동시장에 대한 압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Fed의 기다림 속에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5%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중순의 약 3.6%에서 상승한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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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도 "관세의 영향이 곧 구체적인 지표에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는 매우 까다로운 시기
"로 접어들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직 버티고 있는 하드 데이터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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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고용보고서가 전적으로 나쁜 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용이 약하다면 Fed가 더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7월 9일이 다가온다

상호관세 유예 만료일인 7월9일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다음주 15~17일 열리는 캐나다 G7 정상회담에서도 아무런 합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불안감이 다시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있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다음주 여러 건의 정상회담에서도 무역 합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7월 9일 상호관세 유예 만료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세 불안이 다시 번질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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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비싸진 주가…상승 모멘텀 부족

S&P500 지수의 밸류에이션은 22배 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또 S&P500 주식에 대한 위험 보상 프리미엄은 2.4%까지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비싸져 주식에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감소한 것입니다. 이는 2003년 이후 23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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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즈 전략가는 "증시가 V자형 바닥 회복을 완료하고 회복의 마지막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이 마지막 단계는 아마도 가장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 이 랠리를 지속할 근본적인 촉매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미 의회에서 추진 중인 감세로 인해 금리가 오르면서 관세(세금)로 인해 느려지는 경제를 더 압박할 수 있죠. 울리케 호프만-부르차르디 UBS글로벌자산운용의 글로벌 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7월 마감 시한을 앞두고 잠재적 합의와 최근의 통상법원 판결(관세 불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관세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 활동은 엇갈린 데이터 속에서 약화 조짐을 보이고, 미국 재정 전망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금리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하기보다는 쉬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합니다.

오펜하이머의 존 스폴츠푸스 전략가는 월가에서 영원한 강세론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2025년 연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5950으로 제시했었는데요. 주가가 이 수준을 다시 넘었지만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동료와 고객으로부터 S&P 500의 연말 목표 가격을 조정을 고려하는지 문의가 오고 있다. 상반기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지금으로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무역 및 재정 정책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인내심을 가질 것이다. 분명히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관세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워싱턴에서 예산안 논의가 진행 중이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의 펀더멘털은 올해 말까지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세 우려와 재정 정책이 실질적 진전 없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되어 올해 시장의 상승 폭이 5~6%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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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제임스에 따르면, 시장 모멘텀이 ‘여름 부진한 시기(summer doldrums)’에 접어들며 약해지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시장의 상승세는 과거의 사례를 볼 때 곧 멈출 수 있다는 겁니다. 레이먼드제임스의 타비스 맥코트 전략가는 "3월 초부터 6월 초까지는 전통적으로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계절적 구간이다. 하지만 이 흐름은 지금쯤부터 ‘여름철 부진한 시기’로 접어들며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런 계절적 흐름이 왜 지속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 추측은 하반기 주당순이익(EPS) 예상이 과도하게 낙관적인 데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 9~10월 나타나는 절세 목적의 세금 손실 매도(tax loss selling)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5. 국채 경매+CPI 주목

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금리가 꼽히는데요. 이번 주 국채 경매가 열립니다. 내일 3년물 580억 달러에 이어 수요일 10년물 390억 달러, 목요일 30년물 220억 달러 등 장기물 국채가 입찰에 부쳐집니다. 수요일 CPI, 목요일 생산자물가(PPI) 발표와 경매가 겹쳐져 있어서 시장이 더욱 주목하고 있습니다. 브랜디와인인베스트먼트의 잭 맥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모든 경매는 시장 심리를 시험하는 관점에서 검토될 것이다. 미 국채 30년물은 시장에서 가장 인기 없는 채권인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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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의 경우 미 중앙은행(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근원 CPI 기준으로 월간으로 0.3%, 1년 전보다는 2.9%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 4월 0.2%, 2.8%에서 반등하는 것입니다. 관세 영향이 조금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상승할 것이란 게 컨센서스입니다. 물론 본격적으로 뛰는 수준은 아닙니다. 골드만삭스는 "5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로 0.25%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전년 대비 상승률을 0.1%포인트 높여 2.9%로 만들 것으로 본다"라면서 "의류, 레크리에이션,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이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며, 이러한 품목들이 근원 인플레이션에 약 +0.05%포인트 영향을 줄 것으로 추산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는 상품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자동차와 서비스에 대한 계절성이 작용하면서 근원 물가 상승은 억제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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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관세로 인해 물가가 오를까요? 인플레이션이 있어도 일회성으로 끝날까요?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중국 등에 생산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소매업체가 이미 가격을 상당히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5월 신발 가격의 전년 대비 평균 상승률은 13%에 달했습니다. 지난 6개월 평균은 1%였습니다. 언더아머와 ON홀딩스가 가격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류 가격은 더 크게 올랐습니다. 갭은 5월에 평균 의류 가격을 20% 인상했습니다. 메이시스는 12%, 리바이스는 9%, 나이키는 10% 인상되었습니다. 하지만 관세로 인한 인플레 효과는 6월부터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7월에 발표될 지표에서 두드러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CFO는 지난 5월 중순 콘퍼런스콜에서 "몇 주 안에 관세 인상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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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S&P500 소폭 상승…내리던 테슬라 급등

결국, 오후 4시 S&P500 지수는 0.09%, 나스닥은 0.31%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지수는 0.0%로 보합세를 보였고요. 장 시작 때와 거의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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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협상 기대감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96% 급등했습니다. AMD가 4.77%, 퀄컴이 4.13% 뛰는 등 브로드컴(-1.07%)을 제외한 지수 구성 종목 29개가 모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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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동부시간 오후 1시 WWDC 기조연설이 시작되자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1.21%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딥워터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파트너는 "하락 이유는 애플이 AI 분야에서 큰 뉴스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애플은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더욱 진보된 AI에 관해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UBS는 "소비자 조사 결과 미국에서 아이폰 구매 의향은 5년 만에 최저치인 17%로 떨어졌다"라며 "아이폰 출하량이 2025년 2억 2,300만 대, 2026년 2억 2,500만 대로 정체될 것으로 예상하며, AI가 수요를 유의미하게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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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장 초반 부진을 만회하고 폭등했습니다. 아침에 베어드는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상당한 불확실성을 더했다"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고요.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를 285달러(기존 295달러)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습니다. 골드만은 2분기 차량 인도량 전망을 36만5000대(기존 41만 대)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백악관에서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와 테슬라를 없애지 않을 것이다. 스타링크는 좋은 서비스다. 머스크가 잘 되길 바란다"라고 말하면서 4.5% 급등했습니다.

또 S&P 다우존스 지수가 지난 금요일 장 마감 뒤 분기별 리밸런싱에서 S&P500 지수 편입 종목 수를 그대로 유지한 후, 편입 가능성 속에 올랐던 로빈후드는 1.98%, 앱러빈은 8.21% 주가가 큰 폭 하락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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