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경기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경제 우려가 미국인의 여행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자동차협회(AAA) 자료를 인용해 올해 '메모리얼 데이(오는 26일) 연휴 주말에 미국인 3940만명이 자동차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수치로 20년 만에 최대 규모다.
반면, 항공편을 이용할 계획인 사람은 361만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유가가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휘발유 가격이 내린 것도 자동차 여행을 선호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AAA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미 전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1갤런은 약 3.8L)당 약 3.14달러(약 4460원)로 1년 전보다 갤런당 50센트가량 저렴하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 주말 미 국내선 항공 요금은 전년 동기 대비 2% 올랐다. 평균 왕복 항공권 가격은 850달러 정도다. 일부 저가 항공사들이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요금 인상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잇따른 항공 안전사고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 목적지 역시 변화하고 있다. 휴가용 임대 수익 관리 업체인 '비욘드'의 줄리 브링크먼 최고경영자(CEO)는 "여행객들이 해외보다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 지역과 스모키 마운틴스 등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여행 지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최근 주식시장 하락세로 재산이 줄어든 미국 갑부들도 휴가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가 해외여행 전문 업체인 '트레블 비욘드'의 경우 문의 건수가 지난 3월 작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4% 줄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