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유통망·비건 트렌드 타고
독일 MZ세대 입맛 공략
한식 HMR 시장 성장 기대
한식의 세계화 흐름 속에서 한국식 비빔밥이 독일 MZ세대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나물 위주의 비건 비빔밥이 현지 유통망과 식문화 트렌드에 힘입어 ‘헬시(Healthy) 푸드’로 부상하면서 K-푸드의 글로벌 확산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독일의 대표 대형 유통 체인 REWE(레베)는 최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Vegetarisches Bibimbap(비건 비빔밥)’ 레시피를 소개하며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레시피에는 숙주, 시금치, 표고버섯, 김치 등 한국 전통 나물류를 중심으로 구성된 식물성 재료가 활용되었으며 이는 독일 내 확산 중인 ‘비건+아시아 퓨전’ 트렌드와도 맞물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REWE 레시피팀의 담당자는 “비빔밥은 맛과 영양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비건 메뉴”라며 “한국식 나물은 이국적인 비주얼과 식감으로 독일 소비자들에게 전혀 식상하지 않은 매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독일 MZ세대의 식문화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tatista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독일 내 비건 인구는 전체의 약 7% 수준이며, 플렉시테리언(간헐적 채식)을 포함할 경우 약 42%에 달한다. 특히 20~34세 연령층을 중심으로 식물성 식단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비건 한식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지 인기 블로그 ‘imwechsel.com’에서도 한국의 반찬(Banchan) 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해당 블로그는 나물을 포함한 15종의 한국식 반찬을 건강한 사이드디시로 소개하며 간단한 조리법과 영양 정보를 함께 제공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한식 소개를 넘어 현지 소비자의 식탁에 한식이 일상적으로 스며드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독일 내 한식 인기에 대해, 향후 한식 간편식(HMR) 시장 확대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나물과 김치 등 발효 채소 중심의 건강식은 유럽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매력적인 대안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K-푸드 브랜드의 현지화 전략에 더욱 탄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aT 관계자는 “비빔밥이라는 구체적인 메뉴를 통해 한국 나물이 자연스럽게 소비자 식탁에 오르고 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수출 전략에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K-푸드 수출액은 51억6000만달러(약 7조원)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이는 매운맛 라면, 소스류 등 한류 식품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농식품 수출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인 결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