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조
“베이징서 600km이내 미군 우리 뿐”
韓 핵무장론엔 “대선 승자가 답할 일”
● ‘한반도 항모론’ 재차 거론
브런슨 사령관은 27일(현지 시간) 한미연구소(ICAS) 주최 화상대담에서 “미군 중에 아시아 대륙에 있는 부대는 주한미군뿐이다. 베이징에서 직선거리로 400∼600km 떨어진 곳에는 우리 부대 외에 미군은 아무도 없다”며 주한미군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확장 억제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밤하늘에서 한반도를 내려다보면 항공모함처럼 보인다고 한 내 발언이 최근 한국 언론에 보도됐다”며 “항공모함처럼 강력하고 위험한 전력 투사 수단은 없으며 한반도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반도가 위치한 자리에 미 항공모함이 배치되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보라”며 “러시아와 중국은 각각 동해와 서해에서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일 것이고, 그것이 바로 한국이 제공하는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태세와 능력, 권위 등이 중요하다”, “우리 군의 한국 주둔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 지도자들의 셈법을 바꾸고 비용을 부과한다”고도 했다. 앞서 15일 미 육군협회 주최 심포지엄에서 언급한 ‘한반도 항모론’을 재차 꺼내어 중국 및 러시아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필요성을 시사한 것이다.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힘을 통한 평화를 보장하려면 때로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를 벗어나 분쟁이 발생한 지역에 투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한반도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모험을 억제 격퇴하는 주한미군의 역내 ‘발진기지’라는 점을 적극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 “한국 핵무장은 주권 문제”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선 한국의 핵무장론에 대해 “핵무기를 보유할지 여부는 한국의 주권 문제”라며 “그 질문에 답을 할 가장 적합한 사람은 대선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될 것이고 그 사람이 나보다 더 나은 답을 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솔직히 그에 대한 의견을 갖고 있지 않고, 한국 국민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현직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의 핵무장 여부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경우 초래될 정치적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브런슨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선 “그들은 전략적 움직임을 작전 기동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배웠고, 이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우려해야 할 것은 러시아에서 오는 반대급부”라며 “그것이 더 큰 의미가 있고, 더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에서 지원받는 핵·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및 관련 기술이 한미 군사안보에 중대 위협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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