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가 강보합세로 마감됐다. 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제동을 걸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부상하며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상급심에서 연방법원의 관세정책 무효 판결이 뒤집힐 수 있어서다. 특히 미 연방 항소법원이 항소심 심리 기간 동안 관세 정책 무효 판결의 집행을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불안심리를 더 자극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17.03포인트(0.28%) 오른 42,215.73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62포인트(0.40%) 상승한 5,912.1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74.93포인트(0.39%) 오른 19,175.87에 각각 마감됐다.
상승으로 마감됐지만, 아시아장에서 미국 주가지수선물이 1% 이상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미 연방 국제통상법원 재판부가 28일 정규장 마감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4월초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과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펜타닐 관세’ 부과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린 게 선물시장의 상승 배경이었다.
하지만 뉴욕장 개장을 앞두고 주가지수 선물가격은 상승분을 절반가량 반납했고, 개장된 뒤 다우지수는 하락전환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관세 부과를 강행할 대응 수단이 많은 데다, 상급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거론되면서다. 특히 오후에는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1심 판결을 일시 중지하는 명령을 승인한다는 뉴스까지 나왔다.
엔비디아 주가는 3.25% 상승했다.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고,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와 시티그룹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호평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한 영향이다. 다만 장초반에 6% 넘게 상승한 데서는 상승분의 절반 가량을 토해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기술주들에 대체로 호재로 작용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0.54% 상승했다. 이 지수도 장 초반에는 2% 넘게 상승했다가, 오름폭을 축소했다.
화장품기업 엘프뷰티도 예상치를 웃돈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23%가량 급등했다.
반면 가전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관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7% 넘게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올랐지만, 오름폭이 1% 이상인 업종은 없었다.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에선 소비 둔화가 확인됐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로 -0.2%였다. 그나마 속보치 -0.3%에서는 개선됐다. 다만 미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소비자 지출은 1.2% 증가하는 데 그쳐, 속보치(1.8%) 대비 둔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과 비슷한 75.6%로 반영돼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13포인트(0.67%) 내린 19.18을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