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극복하는 '공공의 힘'…사회 안전망 촘촘하게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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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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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일상과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파고 속에서 국내 주요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은 단순한 공공 서비스 제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넘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강화하고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책임’의 최전선에 서 있다. 공공기관들이 그려가는 사회공헌의 지도가 이제 단순한 시혜적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안보의 방파제 … AI·로봇으로 ‘안전 경영’

가장 긴박하게 움직이는 곳은 국가 경제의 혈맥이라 불리는 에너지 분야다. 한국석유공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 저장 시설인 거제 석유비축기지를 중심으로 비축유 저장과 방출 상황을 상시 점검하며 위기 시 시장에 즉각 개입해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방어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사장이 나서 원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정유사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원유 스와프’ 현황을 직접 챙기는 등 국가 비축유를 활용한 실무적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축유 창고가 단순한 자원 저장고를 넘어 경제 전반의 연쇄 충격을 차단하는 방파제라는 점에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원자력을 축으로 한 ‘저비용·고안정’ 전력 공급 역량을 앞세워 에너지 안보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중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원전 이용률 84.6%를 기록했다. 최근 10년 내 최고치다. 에너지 가격 폭등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간 기간 한수원이 생산하고 판매한 전력량은 총 181테라와트시(TWh)로, 이는 국내 전체 전력 사용량인 545TWh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력과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기요금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낮추고,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것 자체가 공기업의 사회공헌”이라고 말했다.

산업 현장의 안전 관리 방식 또한 첨단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발전 5사 가운데 처음으로 ‘와이어 이동형 인공지능(AI) 점검 로봇(Ko-BoT)’을 현장에 배치했다. 이 로봇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위험 구역이나 고장 빈도가 높은 발전소 내·외부의 사각지대를 실시간으로 순찰하며 이상 징후를 진단한다. 과거 사람이 직접 위험을 무릅쓰고 점검해야 했던 영역을 ‘현장형 AI’가 대체한 사례다. 사고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게 공공기관이 추구해야 할 사회적 가치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디지털 전환을 공공의 이익으로 연결시킨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생 안정과 청년 자립 이끄는 ‘진화된 ESG’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속에서도 ‘사람’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에 두는 공기업의 경영 철학도 주목할 만하다. 근로복지공단은 AI가 산업 전반을 뒤흔드는 흐름 속에서 오히려 ‘인재중심경영’을 선포하며 조직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근로복지공단은 AI로 근로 형태에 큰 변화를 겪을 국민을 직접 마주하는 조직이다. 조직 구성원의 역량이 곧 대국민 서비스의 품질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인재를 조직의 핵심 자산으로 두는 경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민생 경제와 직결된 유통 현장에서도 디지털 혁명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 한창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전국 공영도매시장에 전자송품장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과거 종이 송품장에 의존하던 방식은 차량이 도매시장에 도착한 뒤에야 물량과 품목을 확인할 수 있어 사전 대응이 불가능다.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출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그 덕택에 산지에서 시장으로 유입되는 물량을 사전에 조절해 수급 불균형과 가격 급등락을 예방하고, 결과적으로 농민에게는 제값을 소비자에게는 안정적인 식탁 물가를 보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향한 공공기관의 시선은 더욱 깊고 정교해졌다. 한국서부발전은 보건복지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과 협력하여 ‘청년자립플러스+’ 사업을 추진하며 보호 종료 청년들의 홀로서기를 돕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지원금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취업과 창업 지원, 그리고 심리 정서적 안정까지 아우르는 생애 전주기 통합 지원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공부문의 다각적인 노력은 우리 사회 전반의 나눔 문화 확산과 궤를 같이한다. 국내 최대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는 경기 둔화와 고금리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9864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모금 실적을 세웠다. 법인과 개인 기부가 모두 늘어난 가운데, 특히 소액·일상형 참여가 빠르게 확산되며 기부 문화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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