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금융 피해 근절 의지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 공유
年이자 60% 넘는 불법계약에
“돈 갚지 않아도 무방” 못 박아
김용범 실장 "중저신용자엔
신용평가때 허들 낮춰야” 동조
이재명 대통령이 3일 "법정 허용치를 초과하는 불법 대부는 무효"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연 60%가 넘는 초고금리 불법 대부 계약에 대해서는 원금과 이자를 '한 푼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한국 금융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며 "(불법 대부 계약은) 갚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X 게시물도 함께 공유하며 불법 사금융 피해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60%를 넘는 대부 계약은 원금·이자 모두 무효"라며 "법은 이미 피해자 편에 서 있다"고 적었다. 이번에 대부업법 시행령을 다시 개정해 피해 신고 절차를 개선하고 불법 전화번호 이용 중지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알렸다.
신고 서식이 바뀌면서 피해자·관계인·제3자로 신고인이 명확하게 구분됐다. 채권자 정보뿐 아니라 대출 조건 등도 구체적으로 적게 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신용회복위원회는 불법 대부·추심에 쓰인 전화번호의 이용 중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성(性) 착취나 인신매매, 폭행·협박 등으로 채무자에게 현저히 불리하게 체결된 대부 계약이나 연 60%가 넘는 초고금리 불법 대부 계약 등에 대해서는 원금·이자를 전부 무효화하도록 한 바 있다.
김 실장도 제도권 금융을 지적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며 눈길을 끌었다. 김 실장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페이스북에 글 3편을 게재하며 금융권을 비판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저리 대출을 받지만 형편이 어려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것이 타당하냐는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에 공감을 표했다.
우선 "한국 금융은 왜 이토록 잔인한가"라며 신용등급 제도를 지적했다. 김 실장은 "(신용등급은) 금융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이라며 "성 안의 사람들은 더 공고한 보호를 받았지만 변방의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올 통로를 찾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봉이 같더라도 정규직과 자영업자 사이에는 차별이 있으며 금융거래 기록이 없으면 신용등급 제도에서는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실직·질병·이혼과 같은 변수가 금융 시스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저축은행·레고랜드 사태처럼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가장 밑단의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는 점도 짚었다. 김 실장은 중·저신용자들이 방치돼 있다며 "금융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회피 전략 때문"이라고 했다. 우량 고객이 아닌 데다 높은 이자를 받아낼 수 있는 고객이 아니라 배제된다는 것이다.
이에 3가지 대안을 제시하며 시중은행·인터넷은행·서민금융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3가지 대안은 △은행의 위험 회피 구조 개선 △신용평가 체계 확장 △서민금융기관 역할 재정리로 요약된다. 특히 신용평가를 놓고서는 "언제까지 과거 연체 기록이나 카드 이력만 쳐다보고 있을 건가"라며 인터넷은행이 신용평가의 틀을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건전성 관리에만 치중했던 금융당국도 질타했다. 김 실장은 "건전성 관리와 시스템 위기 방지를 지고의 사명으로 삼아왔으며 소비자 보호조차 피해 구제에 치중했을 뿐"이라면서 "당국은 건전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결과적으로 성 안의 기득권을 더 두껍게 만드는 역할을 해온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금융의 기본 질서는 지켜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스크에 비례해 금리를 매기는 기본 질서가 흔들릴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승훈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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