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WC] 유니폼 교환 거부부터 전쟁, 마라도나의 ‘신의 손’, 베컴 퇴장, 포체티노의 오심 논란까지…‘물과 기름’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에 얽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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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왼쪽)가 1986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왼손으로 볼을 밀어 넣는 이른바 ‘신의 손’ 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출처|FIFA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왼쪽)가 1986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왼손으로 볼을 밀어 넣는 이른바 ‘신의 손’ 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출처|FIFA


잉글랜드 해리 케인(왼쪽)과 주드 벨링엄이 6일(한국시간) 멕시코와 북중미월드컵 16강전서 서로 마주보며 기뻐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잉글랜드 해리 케인(왼쪽)과 주드 벨링엄이 6일(한국시간) 멕시코와 북중미월드컵 16강전서 서로 마주보며 기뻐하고 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리오넬 메시(가운데)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간) 스위스와 북중미월드컵 8강전서 승리한 뒤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하고 있다. 캔자스시티|AP뉴시스

리오넬 메시(가운데)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간) 스위스와 북중미월드컵 8강전서 승리한 뒤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하고 있다. 캔자스시티|AP뉴시스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월드컵 역사에서 질긴 악연을 이어온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정면충돌한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는 1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2026북중미월드컵 4강전 맞대결을 펼친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6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고, 2022년 카타르대회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2연패를 노린다.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니다. 오랜 세월 대립각을 세우고 충돌한 두 나라의 악연을 주목해야 한다. 갈등은 1966년 잉글랜드대회 8강전에서 제대로 불붙었다. 당시 잉글랜드 선수들은 1-0으로 승리한 뒤 알프 램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유니폼 교환을 거부했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경기 후 우정을 나누는 행위를 반대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램지 감독은 거친 플레이를 하고 심판의 퇴장 조치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무식한 짐승들”이라고 비하했다.

1982년 4월 발발한 포클랜드 전쟁은 라이벌 관계를 한층 격화시켰다. 아르헨티나가 자국 본토에서 약 400㎞ 떨어진 남대서양의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벌어졌다. 아르헨티나는 압도적 병력에도 2개월 만에 항복했다. 이후 월드컵에서 만남은 국가간의 자존심이 충돌하는 상징적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라이트는 1986년 멕시코대회 8강전이었다. 디에고 마라도나는 손으로 공을 골대로 밀어넣은 ‘신의 손’ 득점과 하프라인부터 단독 드리블을 시도해 상대 수비수 5명을 제친 뒤 넣은 골로 아르헨티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신의 손’은 지금도 축구 역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회자되고, 환상적 드리블에 이은 결승골은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골’로 묘사된다.

1998년 프랑스대회 16강전에선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이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시메오네(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를 발로 차 퇴장당했다. 수적 열세에 몰린 잉글랜드는 2-2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서 져 탈락했다. 베컴은 귀국 후 자국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뿐 아니라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 맞대결도 뜨거웠다. 잉글랜드 마이클 오언이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현 미국대표팀 감독)를 제치려다 넘어졌다. 오언의 시뮬레이션 액션이 의심됐으나, 당시 휘슬을 잡은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베컴이 골을 성공시켜 잉글랜드가 1-0으로 이겼다. 포체티노 감독은 최근에도 “맹세코 난 공을 찼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월드컵 본선 상대 전적에서 잉글랜드가 3승1무1패로 앞선 가운데 24년 만에 성사된 맞대결에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어떤 단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경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도 1986년 경기를 종종 돌려본다는 아르헨티나 주장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아주 특별한 경기”라고 생애 첫 잉글랜드전을 고대했다. 애틀랜타 경찰국은 양국 팬들의 소요 사태에 대비해 안전·보안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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