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사용시간 제한… 인스타 ‘10대 계정’ 국내 적용

5 hours ago 2

만14~18세 인스타계정 비공개 전환
“과의존 방지” 60분마다 앱 종료 알람
폭력-선정적 콘텐츠 이용도 제한돼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의존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인스타그램의 ‘10대 계정’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다.

22일 인스타그램은 영미권에 먼저 도입됐던 10대 계정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만 14∼18세 청소년이며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해 연말까지 모든 청소년 계정에 확대된다.

10대 계정은 청소년들이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되고 SNS에 과의존하는 문제들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지난해 9월 미국에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다. 이어 호주와 유럽연합(EU) 등이 차례로 해당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인스타그램은 올해 상반기(1∼6월) 내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에도 10대 계정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10대 계정이 적용되면 적용 대상인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다. 새로 만드는 계정 역시 비공개가 기본 설정이다. 청소년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다. 만 17세 이상은 본인이 원하는 경우 공개로 다시 바꿀 수 있지만 만 14∼16세 청소년은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공개로 전환할 수 있다. 다이렉트메시지(DM)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상대도 청소년이 팔로하는 사람으로 제한된다.

수면 보호를 위해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알림이 해제되고 DM에 자동 답장이 발송되는 등 수면 모드로 전환된다. 또 과의존을 방지하기 위해 60분마다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이 뜨게 된다.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는 자체 검열돼 청소년의 시청이 제한된다. 부모의 권한도 강화돼 앱의 사용 시간을 설정하거나 DM을 주고받는 상대를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보호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SNS 과의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의 지역교육청 200여 곳은 2023년 주요 SNS 서비스 기업인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바이트댄스(틱톡), 스냅(스냅챗), 알파벳(유튜브) 등 4곳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SNS 과의존으로 교내 질서가 붕괴되고 정신건강 문제에 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같은 해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SNS를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의 경우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두 배로 높아진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역시 청소년(10∼19세)의 과의존 위험군 비중은 40.1%로 모든 연령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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