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집 비운새, 아동들 화재 참변 잇달아…비극 멈출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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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한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빌라. 2026.7.9 뉴스1

화재가 발생한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빌라. 2026.7.9 뉴스1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불이 나 보호자 없이 집에 있던 초등생 남매 2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어린 아동만 집에 남겨두는 것도 아동학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화재는 7일 오후 11시경 발생했다. 아버지가 오후 9시 반경 초등학교 1학년인 딸과 2학년인 아들을 재워둔 채 잠시 외출한 사이였다. 소방관이 진입했을 때 아이들은 침실로 추정되는 큰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버지가 생업 때문에 정기적으로 집을 비우던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은 정확한 발화 원인과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보호자 없는 집에서 불이 나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부산 기장군에서는 부모가 밤늦게까지 일하러 나간 사이 8세와 6세 자매가, 같은 해 6월 부산진구에서는 같은 이유로 10세와 7세 자매가 자택에서 화재로 숨졌다. 2023년 12월 울산 남구에서도 아버지가 이사할 집을 청소하러 간 사이 홀로 있던 5세 남아가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아이를 혼자 두는 것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그 자체로 아동학대의 한 유형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체 아동학대 사례 2만4492건 중 방임은 1800건(7.3%)이었다. 하지만 아동학대 사망 사례 중에서는 방임이 13명(33.3%)으로, 신체학대(21명·53.8%)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방임은 2023년에도 10명(23.8%), 2022년에도 24명(35.3%)으로 신체학대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아이의 생명과 직결될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린아이를 혼자 두는 것이 여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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