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와도 다리가 자주 차갑고 무겁게 느껴진다면, 하지정맥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두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하지정맥류 위험이 최대 7.1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중산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하지정맥류와 다리 냉감(차가운 느낌), 무거움 증상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15일 영국의학저널 BMJ에 발표했다.
하지정맥류란?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안의 판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아래로 역류하면서 정맥이 늘어나고 돌출되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경우, 심장에서 나온 혈액은 다리 끝까지 순환한 뒤 다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이 역류하고, 이로 인해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고 겉으로 튀어나온다.
초기에는 겉으로 보이는 변화에 그치지만, 진행되면 통증, 무거움, 피로감, 부종, 경련, 가려움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정맥염이나 피부 궤양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뚜렷한 위험 수치
연구팀은 2008년부터 12년간 30~70세 성인 8782명을 대상으로 하지정맥류와 관련 증상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설문을 통해 다리 냉감, 무거움, 하지정맥류 증상을 자가 보고했고, 연구팀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통계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냉감이 중간 정도일 경우 하지정맥류 위험은 1.49배, 심한 냉감은 1.89배 높았다.
또 다리 무거움 증상이 있을 경우 위험은 4.24배, 냉감과 무거움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에는 7.13배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증상은 여성, 오래 서 있는 직업군, 고령자, 아시아인에게서 특히 자주 나타났다.
왜 이런 증상이 생길까?
하지정맥류가 생기면 정맥 혈류가 아래로 역류하고, 이로 인해 정맥 압력이 상승한다. 이 과정에서 다리 말단까지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 미세혈류 장애가 발생한다.
그 결과 혈관이 수축하면서 발끝이 차갑게 느껴지는 냉감이 나타나고, 혈액 정체로 인해 산소 공급이 줄어든다.
그러면 온도 감지 신경(‘C-섬유’)이 자극을 받아 무거움, 시림, 심한 경우 통증까지 느낄 수 있다.
또 아시아인은 다리 정맥의 지름이 상대적으로 좁아, 정맥 역류가 발목 아래까지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증상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
무시하지 말고 조기 진단 받아야
연구팀은 “냉감과 무거움 증상은 흔히 피로나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겨져 무시되기 쉽지만, 하지정맥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리아오 박사는 “시림과 무거움 증상이 함께 나타날 경우, 가볍게 여기지 말고 하지정맥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자가진단을 통해 증상을 조기에 인지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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