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로봇이 지팡이 대신하나… 걷는 속도 빨라지고 낙상 위험 줄어

2 days ago 5

웨어러블 로봇
위로보틱스 ‘윔 S’ 임상연구서… 노인 보행속도 등 증가 확인
단일모터로 무게 줄고 편해져… 2등급 의료기기로 등록 추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윔 S’를 착용한 사용자가 야외 보행 운동을 하고 있다. 위로보틱스 제공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윔 S’를 착용한 사용자가 야외 보행 운동을 하고 있다. 위로보틱스 제공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고령자의 일상과 건강을 혁신하는 의료·재활 솔루션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위로보틱스가 개발한 개인용 보행 보조 로봇 ‘윔 S’는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윔 S는 단순한 이동 보조를 넘어서 실제 임상과 논문 연구를 통해 고령자 신체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하며 의료기기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특히 SCI(E)급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발표된 임상 결과는 국내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 드문 사례다.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솔루션의 필수 요소

서울 송파구 윔 보행운동센터에서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 S’를 착용한 사용자가 보행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윔 보행운동센터에서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 S’를 착용한 사용자가 보행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2.7세에 달하지만 건강수명은 72.5세로 노년기 10년 가까이를 만성질환과 신체 기능 저하로 고통받고 있다. 실제로 65세 이상 인구의 약 3분의 2가 식사, 목욕, 침대·의자에서의 이동 등 일상에 도움을 필요로 하며 90세 이상에서는 96%가 타인의 도움이 없는 독립적 생활이 어렵다. 이처럼 노인 삶의 질과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혁신 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웨어러블 로봇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MI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억4000만 달러(약 3300억 원) 규모다. 연평균 32.1% 이상 성장해 2033년에는 13억6000만 달러(약 1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윔 S’를 착용한 사용자가 트레드밀에서 보행 운동을 실시하며 실시간으로 운동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윔 S’를 착용한 사용자가 트레드밀에서 보행 운동을 실시하며 실시간으로 운동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보행 보조 기술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한 진화를 겪고 있다. 단순 보조 기구에서 출발했던 장비들이 이제는 착용자의 보행 습관과 신체 상태에 반응하며 능동적으로 움직임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한 웨어러블 보행 장비의 경우 무게 부담과 낮은 순응도, 유지관리 어려움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위로보틱스의 윔 S는 복잡한 이중 모터 구조 대신 경량화와 제어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단일 모터 기반 구조에 주목했다. 이 같은 기술 접근은 무게를 줄이고 사용성을 높여 실사용자 환경에서의 활용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단순한 보조 기기를 넘어 신체 기능 유지와 회복을 돕고 낙상 예방과 근감소증 대응을 위한 선제적 운동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윔 S의 효과는 SCI(E)급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임상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입증됐다. 65세 이상 지역사회 거주 고령자 23명을 대상으로 6주간(주 2회, 총 12회) 보행과 저항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변화가 확인됐다. 전체 프로그램의 평균 출석률은 97.8%에 달해 일반적으로 순응도가 낮은 고령자 대상 운동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장기적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환자군에서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윔 S 착용의 예방적 운동 프로그램의 실용성을 보여준다. 10m 보행 속도의 경우 자가 선택 속도와 최대 속도가 모두 평균 0.15m/s 증가됐는데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노년기 보행 속도가 0.1m/s 향상되면 사망률, 낙상 위험, 독립생활 유지 가능성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윔 S의 효과는 단기 훈련만으로도 노인 삶의 질과 생존율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임을 시사한다.

의자에서 일어나 걷기(TUG)와 사방 걷기 테스트(FSST) 결과도 각각 평균 0.63초, 1.71초의 개선이 나타났다. 이는 의자에서 일어나 걷고 방향을 바꾸어 다시 앉는 등 일상생활 동작에서의 기민성과 균형 유지 능력이 향상됐음을 의미하며 낙상 예방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다. 특히 낙상은 고령자의 사고 중 가장 흔하면서도 회복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고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신체 기능 향상은 예방적 접근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하지 근력 측면에서는 족저굴곡 근력은 평균 7.29㎏ 증가했고 고관절, 무릎, 발목 등 하체 전반에 걸쳐 통계적으로 유의한 근력 향상이 관찰됐다. 이는 단순히 보조 기기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기구를 통한 능동적 저항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훈련 기반 재활 운동 기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외부 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의 능동적 움직임을 유도함으로써 재활 치료의 목표인 근력 회복과 운동 기능 개선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의료기기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연구는 평지, 계단, 경사로 등 실생활 환경을 반영해 설계됐으며 기존 연구가 실험실 환경에 국한됐던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단순 보조 장비를 넘어 저항 훈련까지 구현해 근력 강화와 신체 기능 개선을 동시에 달성한 점이 주목된다.

젊은 성인 3명을 대상으로 한 대사 에너지 소비 실험에서는 13.6%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확인됐다. 외부 장치에 의존해 근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피로도를 줄이면서도 보행 시 신체 효율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보여준다.

국내에서 상용화된 보행 보조 로봇의 대표 사례 중 하나인 윔 S는 역 위상(anti-phase) 토크 대칭성 구조와 어댑티브 아웃풋 피드백 컨트롤(Adaptive Output Feedback Control) 제어 알고리즘 등을 통해 착용자의 보행 속도와 환경에 맞춰 토크를 실시간 조정하며 고령자에게 특히 문제가 되는 피로 누적이나 관절 부담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또한 IP65 방진·방수 기능, 1.6㎏의 경량 설계, 평균 30초 이내 착탈 구조 등은 의료적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설계로 평가받는다.

하나의 모터로 양방향 보행 보조 ‘혁신적 설계’

사용자가 ‘윔 S’를 착용한 채 트레드밀 위를 걷고 있다. 실내 보행 환경에서도 기기의 착용감과 운동 보조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다.

사용자가 ‘윔 S’를 착용한 채 트레드밀 위를 걷고 있다. 실내 보행 환경에서도 기기의 착용감과 운동 보조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다.
윔 S의 가장 큰 차별점은 ‘단일 모터로 고관절의 굴곡과 신전 운동을 모두 지원’하는 구조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은 관절 부위에 각각 모터를 부착해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경우 장비 무게가 증가하고 보행 중 동기화 제어에 복잡성이 따르며 휴대성과 실용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반면 윔 S는 단일 모터 기반의 ‘역 위상(anti-phase) 토크 대칭성’ 구조를 채택해 양다리의 움직임을 한 번에 조율해 착용자의 부담이 줄고 기기의 무게와 복잡도도 크게 감소했다.

핵심 제어 알고리즘인 어댑티브 아웃풋 피드백 컨트롤은 보행 속도와 보행자의 상태에 따라 실시간으로 토크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느린 보행부터 빠른 걷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피로도에 맞춰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보행을 지원한다. 이러한 기술적 특장점은 실사용자 관점에서의 착용 편의성과 일상 활용성으로도 이어진다.

윔 S는 기존 모델 ‘윔’의 강점을 계승하면서 본체 부피를 약 20% 줄이고 높이와 두께도 각각 18%, 10% 감소시켜 착용 부담을 최소화했다. 단일 모터 기반 구조는 기존 이중 모터 장비 대비 뛰어난 휴대성과 간편한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한다. 실제 체험자의 42% 이상이 사용 후 구매 의사를 밝힌 점은 제품의 완성도와 사용자 만족도를 방증한다.

그뿐만 아니라 전용 모바일 앱과 연동해 AI 및 빅데이터 기반의 보행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며 ‘윔 업(WIM UP)’ 셀프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별 최적화된 보행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다. 사용자의 신체 상태와 보행 환경에 따라 선택 가능한 4가지 보행 모드(에어, 아쿠아, 케어, 등산)는 각각 대사에너지 절감, 무릎 부담 완화, 충격 하중 감소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윔 S는 일상생활은 물론 재활·운동 목적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제품으로 고령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위로보틱스는 현재 윔 S를 2등급 의료기기로 등록 준비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분석과 사용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치료기기(DTx)로의 진화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한 실증 거점으로 윔 보행운동 센터를 운영 중이다. 윔 보행운동 센터는 오픈 1년간 약 2500명이 방문했으며 실제 체험은 928명이 진행했다. 체험자 전체 928명 중 393명(42.3%)이 구매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kinn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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