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개막한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가 3일 폐막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된 신형 전기차 모델과 화려한 콘셉트카가 쏟아지면서 전 세계 주목을 받았지만 현장에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전시관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어렵지 않게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중국 전기차의 경로 의존식 치밀한 모방 전략이다.
중국 자동차 디자인 믹스 전략 논란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디자인 모방 현상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10만위안(약 2158만원)대 가족용 세단부터 30만위안(약 6476만원)대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럭셔리 전기차부터 고성능 스포츠카까지 중국 브랜드는 거의 모든 세그먼트에서 디자인 참고와 차용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경제관찰보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마세라티를 닮았고, 차체 라인은 람보르기니를 떠올리게 하며, 헤드램프는 벤츠, 후미 디자인은 포르쉐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며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이런 치밀한 모방을 고급 시장 진입의 지름길로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방 디자인은 현재 중국 자동차 산업 발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집중적 현상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모방은 연구개발 비용을 낮추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소비자 인지도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게 한다.
기업 입장에선 저위험·고수익 전략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디자인의 자주 혁신 능력의 결핍을 뜻한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장기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3년간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강력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기존 소형 SUV에서 중형 SUV, 나아가 중대형 SUV까지 이런 고급화 전략은 확장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가격대도 빠르게 상승해 수만 위안대에서 30만~50만위안 이상으로 가격대가 올라가고 있다.
중국차의 하이브리드 디자인, 명차 짜깁기 지적도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고급화는 자동차 산업 발전의 필연적 경로다. 다만 고급화를 빠르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측면에선 해외 고급 브랜드 디자인 언어와 핵심 요소를 전면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자동차 자인 방식에서 조합은 가장 흔한 경로"라면서 "중국 브랜드는 특정 차종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여러 고급 브랜드 요소를 섞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예컨대 일부 차량은 전면부는 벤틀리 스타일, 측면은 롤스로이스, 후면은 포르쉐를 닮은 방식이다.
SUV 시장에서는 베이징자동차(BAIC)가 대표적이다. 올해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등장한 일부 모델은 전반적인 윤곽과 디테일이 랜드로버 디펜더와 매우 유사해 ‘중국판 디펜더’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기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샤오미 SU7은 테슬라 모델3와 높은 유사성을 보이는 데다 타이칸과 유사한 디자인 요소도 있다. 일부 모델은 포르쉐 파나메라를 참고한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외형적으로는 고급 브랜드를 닮았지만, 이는 단순한 요소의 조합에 불과하다"며 "이런 현상은 일부 기업이 단기 성과만 추구하는 사고방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시장 경쟁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경쟁이 극도로 치열하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많은 기업이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백년 기업'을 목표로 하기보다 당장의 시장 점유율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
경제관찰보는 "모방은 설계 리스크가 낮고 효율이 높은 전략"이라며 "원작보다 더 많은 검증을 거친다는 논리로, 콘셉트 검증, 모델 개발, 시장 테스트 등 긴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방식은 기술 축적 부족이라는 문제를 낳는데 중국 자동차 산업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급성장했기 때문에 고급 인재 부족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디자인의 동질화는 브랜드 장기 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한다. 자동차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은 지속 가능성인데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와 깊이 있는 브랜드 문화, 핵심 기술 축적에 기반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일부 기업은 과도한 모방으로 국제 이미지 구축에도 실패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향후 해외 시장 진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중국 자동차 산업은 단순한 디자인 모방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독창적인 디자인 언어와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3 hours ago
3



![[ET톡] '5세대 실손' 소비자 혼선 줄이려면](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4/30/news-p.v1.20260430.2d62c72ca7204a0f8e080712183e441a_P3.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