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가 9회 1사 만루 위기를 극복하고 11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그 배경에는 18년 전 영광의 기억을 떠올린 국민 유격수 박진만(50) 삼성 감독이 있었다.
삼성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LG에 6-5로 승리했다.
하마터면 경기를 내줄 뻔했다. 삼성이 6-3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김재윤은 큰 위기를 맞았다. 먼저 무사 2, 3루에서 박해민의 1루 땅볼에 한 점을 내줬다. LG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오스틴이 7구, 송찬의가 9구 끝에 볼넷으로 모든 베이스를 채웠다. 박동원마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출루하며 상황은 5-6 한 점 차, 1사 만루가 됐다.
이때 삼성 유격수 김상준이 전진 수비로 병살을 노렸다. 그리고 그 전략은 적중해 김재윤이 천성호에게 유격수 땅볼을 끌어내면서 6-4-3 병살로 삼성의 한 점 차 진땀승이 확정됐다.
놀랍게도 사령탑이 직접 그린 그림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선수 시절 KBO 리그를 대표하는 명 유격수 출신이다. 특히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주전 유격수로 출전해 8전 전승 금메달 신화의 주역이 되면서 국민 유격수란 별명도 얻었다.

그 결정적인 장면이 베이징올림픽 쿠바와 결승전이었다. 그때도 한국이 쿠바에 3-2, 한 점 차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였고, 마운드에는 정대현, 유격수에는 박진만 감독이 있었다.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정대현의 싱커를 건드려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 타구가 됐다. 이 공을 박진만 감독이 2루로 토스, 이어받은 고영민이 1루 송구로 병살을 합작하면서 한국은 사상 최초 야구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때를 떠올린 사령탑이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생각이 나서 유격수 김상준 선수를 조금 전진시켰는데 결과적으로 잘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드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추가점을 낸 덕분에 LG의 맹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강민호는 3-3 동점인 6회말 무사 1루에서 약셀 리오스의 시속 156㎞ 직구를 통타해 좌익선상 2루타로 연결하며 결승타를 쳤다. 삼성은 김성윤의 우전 1타점 적시타로 한 점 더 달아났고 8회말 1사에서 나온 김영웅의 중월 솔로포가 쐐기를 박았다.
박진만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는 김영웅의 경기 막판 홈런이 결과적으로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간에서 불펜 투수들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막아줬고, 타선에서는 강민호가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주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고 칭찬했다.
이로써 2승 1패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삼성은 51승 2무 32패(승률 0.614)로, 52승 33패(승률 0.612)가 된 LG와 승차를 지우고 승률에서 앞선 1위로 올라섰다. 삼성이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한 건 2015년 7월 16일 이후 11년 만의 기록이다.

박진만 감독은 "전반기 동안 타격감이 좋을 때도 있었고 좋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1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전반기 MVP를 한 명만 꼽기는 어렵다. 선수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줬다. 후반기에는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더욱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눈에 밟히는 선수는 몇 있었다. 불펜에선 마무리 김재윤과 좌완 필승조 이승민이 그 대상이었다. 올해 삼성 3년 차인 김재윤은 전반기 40경기 4승 3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87, 37⅔이닝 40탈삼진으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프로 7년 차의 이승민 역시 42경기 4승 무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83, 39⅓이닝 28탈삼진으로 선발과 김재윤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제대로 했다.
박진만 감독은 "그중에서도 이승민과 김재윤은 전반기 내내 거의 쉬지 않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휴식기 없이 많은 부담을 안고 던져준 만큼 특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삼성 야수진을 잡아준 맏형 최형우(43)와 캡틴 구자욱(33)의 공도 잊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최형우는 골반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중심타선에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구자욱 역시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팀 분위기를 이끌며 주장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줬다. 모든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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