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지찬과 김성윤은 KBO 등록선수 중 최단신(163㎝)이다. 그러나 작은 키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치를 뽐내며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동아 DB
삼성 라이온즈 외야 두 자리에 김지찬(24)과 김성윤(26)이 동시에 등장할 때면 팬들은 설렌다. KBO 등록 선수 중 최단신(163㎝·KBO 프로필 기준)인 둘의 역동적인 플레이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김지찬은 어엿한 삼성의 주전 중견수다. 입단 첫해였던 2020년부터 2023년까진 내야를 책임졌는데, 중견수로 자리를 옮긴 지난해부터 잠재력이 폭발했다.
지난 시즌 135경기에서 타율 0.316(453타수 143안타), 3홈런, 36타점, 출루율 0.405를 기록하며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23일까지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4(52타수 21안타), 홈런 없이 4타점을 해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중견수 수비도 돋보인다. 김지찬은 “지난 시즌 중견수를 경험하며 얻은 게 많았다. 이종욱 코치님과 수비 훈련을 하며 자신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김성윤은 2023년에 100경기 이상 출전(101경기)하며 가치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타율 0.314(245타수 77안타), 2홈런, 28타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32경기에서 타율 0.243, 홈런 없이 6타점으로 주춤했으나 올해 23경기에서 타율 0.328(61타수 20안타), 홈런 없이 9타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원동중학교 시절부터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인정받았는데, 프로 입성 이후에도 강점을 살리고자 끊임없이 노력한 덕에 이제는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2명 모두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김성윤의 역할은 백업이었다. 그러나 김지찬이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된 기간(4월 10~19일)에 김성윤이 중견수 자리를 대체했다. 그의 활약 덕분에 삼성은 주축 야수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중견수와 우익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기에 활용폭도 넓다.
23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선 김지찬(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이 1번타자 중견수, 김성윤(4타수 1안타 2타점)이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4안타 3타점을 합작하며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정확한 타격과 작전수행 능력, 스피드를 모두 갖춘 이들이 테이블세터로 나서면 상대 배터리는 더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김지찬은 출루하면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이미지가 강해 무척 신경이 쓰이는 주자다.
둘은 단신 선수들을 바라보는 편견도 깨트렸다. 36세 베테랑이 된 김선빈(KIA 타이거즈·165㎝)과 더불어 김지찬과 김성윤 역시 170㎝가 안 되는 작은 키로도 프로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스스로 한계를 돌파한 이들의 활약은 야구 꿈나무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삼성 김성윤. 스포츠동아 DB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