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선거불신' 속 총선 실시…투표율 10%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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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 / 사진=AP

투표하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 / 사진=AP

베네수엘라의 총선과 지방선거가 유권자들의 불신 속에서 진행됐다. 장기 독재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선거 전 사법부를 장악하고 정권에 반대하는 인사를 제거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야권이 선거를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회의원과 주지사를 선출하는 총선거와 지방선거를 실시한 가운데 사법부의 부정선거 옹호 판결에 유권자들의 불신이 팽배하면서 투표율이 10%대로 추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약 1명만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베네수엘라의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선거 불신과 야권의 불참(보이콧) 운동 영향으로 유권자들이 낮은 투표 참여를 보였다고 AP·AFP 통신 등 외신들이 타전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여당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기인 지난 2004년 대법관 수를 20명에서 32명으로 늘렸으며 12명 전원을 친정부들로 앉혀 사법부를 '정부의 시녀'로 전락시킨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국회의원 285명과 주지사 24명을 선출하는 총선·지방선거를 치렀다. AP 통신은 이날 오전 카라카스의 많은 투표소에서 현장을 지키는 군인이 유권자보다 많았다고 보도했다.

AFP도 이날 정오 무렵까지 수도 카라카스 등지의 투표소에 소수의 유권자만 나타났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이 전날 밤 또는 새벽부터 투표소에 나와 긴 대기 줄을 만들 정도로 정권 교체를 향한 뜨거운 열기를 보였던 바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도 유권자들을 향해 이번 선거에 불참할 것을 적극적으로 독려해왔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시행한 현지 여론조사업체 델포스의 설문 결과에선 이번 총선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유권자가 15.9%에 불과했다.

AP 통신은 "이날 선거 결과는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삶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권력의 쥔 수도 카라카스의 중앙정부가 거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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