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캄보디아 범죄단지 금융 인프라
26조원 돈세탁한 ‘신비’ 전격 제재
범죄 생태계의 핵심 자금줄 차단
자체 앱 ‘신비페이’로 단속 회피
영국 정부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상화폐 기반 대규모 스캠(사기) 범죄의 핵심 자금줄 차단에 나섰다.
개별 사기범을 잡는 것을 넘어 범죄 자금이 세탁되고 유통되는 ‘금융 인프라’ 자체를 타격하는 방향으로 국제사회의 대응 패러다임이 진화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외무부(FCDO)는 26일(현지시간) 중화권 최대 불법 가상화폐 보증(에스크로) 마켓플레이스인 ‘신비(Xinbi)’를 전격 제재 명단에 올렸다. 특정 국가가 신비를 공식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신비는 텔레그램 등을 기반으로 범죄 조직 간의 불법 재화 및 서비스 거래를 중개해온 핵심 인프라다.
신비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무려 199억달러(약 26조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플랫폼은 이른바 ‘블랙 U(불법 테더 거래)’로 불리는 자금 세탁부터 무허가 장외거래(OTC), 해킹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 판매, 스캠 소프트웨어 공급에 이르기까지 범죄 생태계 전반의 자금 결제를 지원해왔다.
영국 정부는 특히 이번 제재를 ‘글로벌 인권 제재 체제’의 일환으로 단행했다. 신비가 캄보디아 최대 스캠 단지로 알려진 ‘#8 파크(Park)’를 직접적으로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최대 2만명의 인신매매 피해자가 수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돼지도살(Pig butchering)’과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등의 온상이다.
이곳에 감금된 피해자들은 심각한 강제 노동과 고문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신비와 함께 #8 파크의 소유주 및 운영자들도 동시에 타격했다.
범죄 조직의 진화하는 ‘단속 회피’ 수법도 이번 조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신비는 2025년 대대적인 단속으로 텔레그램 채널이 삭제되는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연락망을 빠르게 구축하며 거래량을 유지하는 복원력을 보였다.
나아가 단일 플랫폼에 의존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보안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메시징 앱 ‘세이프더블유(SafeW)’로 에스크로 운영을 복제하고 자체 결제 앱인 ‘신비페이(XinbiPay)’까지 출시하며 독자적인 금융망 구축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범죄 생태계의 ‘에스크로 중추’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후이원(Huione), 투도우(Tudou) 등 여타 불법 보증 플랫폼과 촘촘하게 얽혀 있는 신비의 자금 흐름을 끊어냄으로써 다국적 사기 네트워크에 연쇄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체이널리시스 측은 “스캠 범죄자들은 규제와 단속을 피하기 위해 3~4개의 마켓플레이스에 분산해 활동한다”며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개별 행위자 타격을 넘어 대규모 사기를 조장하는 국경 없는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려는 고도의 전략적 접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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