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유통 현장의 비닐봉투 수급 불안이 커진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폐비닐 자원순환 프로그램 '비닐 투 비닐'로 수급 불안을 극복하고 있다. 친환경 캠페인 성격이 강했던 사업이 원자재 리스크를 해소하는 방안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비닐 투 비닐' 프로그램으로 재생산한 비닐 약 20만 장을 현재 전국 현대백화점 점포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100ℓ비닐봉투 20만장은 현대백화점 13곳 점포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6곳이 약 3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백화점의 비닐 투 비닐 프로그램은 2024년 6월 현대백화점과 HD현대오일뱅크가 공동 개발한 폐비닐 자원순환 프로세스다. 현대백화점이 백화점과 아울렛에서 발생한 폐비닐을 1t 단위로 수집·압축해 HD현대오일뱅크에 전달하면, HD현대오일뱅크가 이를 열분해해 원료화하고 새 비닐봉투로 제작해 다시 현대백화점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기존처럼 새 원료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상 유통업체의 비닐봉투 조달은 원유·나프타·석유화학 제품 가격 변동에 취약하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봉투 단가가 뛰고, 공급 차질이 생기면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워진다. 반면 폐비닐을 회수해 다시 봉투로 만드는 구조를 갖추면 일부 물량이나마 외부 원자재 시장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친환경 활동이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위기 대응형 조달 시스템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는 비닐봉투 단가 상승뿐 아니라 인상된 가격으로도 물량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비닐 투 비닐 프로세스가 비상 시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폐비닐 수집 점포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 백화점 10곳과 아울렛 3곳 등 총 13개 점포에서 폐비닐을 수집하고 있는데, 이를 지방 점포까지 넓힌다는 방침이다. 입점 브랜드 협력사원을 대상으로 분리배출 참여 캠페인도 강화한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부터 고객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 ‘365 리사이클’도 운영해왔다. 의류, 휴대폰, 플라스틱 장난감 등 매달 주제를 정해 고객으로부터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부받아 재사용하거나 업사이클링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참여 고객은 43만 명에 달하며, 회사 측은 올해 누적 참여 고객이 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의 비닐 수급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지난 1일 t당 884.10달러로 한 달 전보다는 다소 내려왔지만, 1년 전보다는 64.85% 높은 수준이다. CME의 일본 C&F 나프타 선물도 2026년 4월물 기준 t당 1025달러 선을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포장재 확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부 업계에선 플라스틱 포장용기와 비닐봉투 공급가가 20~30%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백화점이 운영 중인 비닐 투 비닐은 친환경 사업이 경영 리스크를 완화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단순 사회 공헌을 넘어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는 실질적 경영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비닐 투 비닐 프로세스가 기업의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넘어 비상 시 자원을 자체 조달하는 대안으로서 가치도 발휘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실효성을 갖춘 자원순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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