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vs AI-방산 엎치락뒤치락… 자고 나면 바뀌는 시총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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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올 시총 154% 급증
두산에너빌 시총 43조까지 치솟아
KB금융 주주환원 강화하며 강세
AI 수혜 네이버도 5위 경쟁 참전
현대차 추월 허용하다 자리 지켜

올해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5위 경쟁이 치열하다. 새 정부 증시 부양책으로 꼽히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수혜주와 인공지능(AI), 방산, 원자력 등 미래 핵심 산업군에 속하는 기업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1.67% 오른 21만3500원으로 마감하며 시총 5위 자리를 지켰다. 현대차는 올 초부터 4월까지 시총 5위를 유지했지만 5월 들어 몇 차례나 추월을 허용했다. 지난달에는 단 하루만 올랐고 이달 1일에야 다시 5위로 올라섰다.

올해 코스피 시총 순위는 ‘반도체 투 톱’이 굳건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3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다 삼성바이오가 우위에 선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등 배터리 산업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컸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산업의 주가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0.71% 느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코스피 시총은 28.2% 늘었다. 특히 상반기(1∼6월) 배당, 자사주 정책 등 주주환원을 강화한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은 올해 들어 시총이 36.9% 늘며 현대차를 바싹 추격 중이다. 2일 종가 기준 현대차(43조7158억 원)와 KB금융(43조2959억 원)의 시총 차이는 4199억 원에 불과하다. 아직 현대차와 KB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을 밑돌아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기대되는 신산업 기업들도 시총 5위 경쟁에 참전했다. 유럽과 호주 등에서 잇따라 수주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시총이 154.7%나 증가하며 5, 6월 18거래일이나 시총 5위 자리에 올랐다.

네이버도 올해 26.7%나 성장하며 지난달 4거래일 연속 시총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기술 중심인 ‘소버린 AI’를 추진 중인 만큼 AI 독자 개발에 오랜 기간 투자해 온 네이버가 정책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원자력 확대에 나서면서 협력 가능성이 높아진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시총이 215%나 증가했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 중 5번째로 큰 성장폭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지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0일 두산에너빌리티 시총은 43조8143억 원까지 치솟았다. 한편 올해 코스피의 성장에서 가장 크게 기여한 산업은 반도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대비 1일 코스피 시총은 564조1594억 원 증가했다. 이 중 SK하이닉스(81조2450억 원·14.4%)와 삼성전자(38조3697억 원·6.9%)의 시총 증가 규모 비중이 21.3%에 달한다. 시총 5위 경쟁 중인 두산에너빌리티(5.1%), 한화에어로스페이스(4.4%), 네이버(1.8%), KB금융(1.7%) 등도 시총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랠리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현대차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방산, 원전, AI 등을 주도하는 기업이 호실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달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도 힘을 받아 증시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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