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1년…금융주 25% 오르고 자사주 매입은 두 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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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지난달 1주년을 맞았다.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금융 업종은 이 기간 주가가 25% 넘게 뛰었다. 자사주 매입·소각액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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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주환원 강화에 주가 상승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기업의 작년 평균 주가 상승률은 4.5%로 나타났다. 미공시 기업(-16.9%) 및 코스피지수(-9.6%)와 격차가 컸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금융 업종 공시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25.3%로 높았다”고 말했다. 공시에 참여한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5일 기준 최근 1년 상승률이 23.12~42.76%에 달했다.

밸류업 1년…금융주 25% 오르고 자사주 매입은 두 배 늘어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 공시에 참여한 곳에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15.9%)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2.38%) HD현대중공업(231.25%) 등의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

밸류업 공시는 작년 5월 시작한 제도다. 금융당국은 상장사가 공시를 통해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환원율(TRS),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와 함께 자사주 처분 등 주주환원책을 담도록 유도했다. 당시 KB금융의 예고 공시를 필두로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 DB하이텍 등 다양한 기업이 참여했다. 최근까지 공시 참여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120곳, 코스닥시장 35곳에 달한다.

정책 시행 이후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소각액과 배당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액은 1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이후 최대다. 2023년과 비교하면 2.3배로 늘었다. 자사주 소각액도 13조9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2.9배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자사주 매입액이 8조원, 소각액이 12조2000억원으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당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공시 기업의 95.2%가 작년 결산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공시 기업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기준 3.15%, 배당성향은 40.95%였다.

◇ 밸류업지수, 공시 기업 편입 확대

작년 9월 탄생한 코리아밸류업지수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에게 밸류업 우수 종목을 선별해 알리려는 목적으로 만든 지수다. 5일 종가는 1.56% 오른 1125.6이었다. 최근 한 달 동안 10.85%, 작년 9월 대비로는 13.45% 상승했다.

밸류업 1년…금융주 25% 오르고 자사주 매입은 두 배 늘어

지수는 밸류업 공시와 마찬가지로 수익성과 자본효율성, 주주환원 등을 편입·편출의 주요 잣대로 삼는다. 여기에 지난달 거래소가 공시 참여 기업을 중심으로 정기 구성 종목 변경(리밸런싱)에 나서 지수 편입 상장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리밸런싱 후 지수 내 공시 참여 기업의 비중은 25%에서 61%로 높아질 전망이다. 적용 시점은 오는 13일이다.

최근 리밸런싱에선 105개 편입 종목이 100개로 줄었다. 27곳이 신규 편입되고 32곳이 빠졌다. 신규 편입 종목엔 수출 호황을 맞은 방위산업·전력인프라 기업이 많이 포함됐다. 현대로템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ROE와 PBR이 동시에 상승한 상장사가 대부분이다. 이들 주가는 최근 1년간 36.17~323.13% 올랐다. JB금융지주 아모레퍼시픽 한전기술 등 작년부터 밸류업 공시에 적극 나선 곳도 적지 않았다. 편출 종목엔 고려아연 이수페타시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상증자를 추진하다가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영향이다. 거래소는 올 하반기 밸류업지수에 파생 전략을 덧댄 연계지수 상품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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