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알선 대가 77억 받은 혐의
법원, 이재명과 ‘특수관계’ 인정
이른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71)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재직 시절 불거진 비리 의혹 중 처음으로 나온 대법원 판결이다.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 대해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5년을 확정했다. 해당 혐의에 내릴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이다.
김 전 대표는 2014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한 알선의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회장에게서 77억 원을 수수하고, 5억 원 상당의 건설현장 식당(함바) 사업권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 대표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일한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와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돈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김 전 대표는) 이재명의 선거를 지원하며 이재명,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됐다”며 “성남시 공무원들도 이러한 특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2심도 “정진상 등과의 친분, 사업에 관여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성남시 공무원의 직무 집행 공정성에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봤다.법원은 이 사건에서 이 대표가 백현동 의혹에 개입하거나 연루됐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다만 김 전 대표와 이 대표 등의 관계를 ‘특수 관계’로 인정한 만큼 이 대표의 관련 재판에도 영향이 미칠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준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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