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김재환 전 PD 면담 공개에…"콘텐츠로 소비,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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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13 07:56 수정2025.05.13 07:56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요리사업가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가 방송가 '갑질 의혹'을 제기했던 김재환 전 MBC PD와 면담 내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13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백종원 대표는 "4시간 반 동안 진심을 담아 대화를 나눴지만, 결국 돌아온 건 더 심한 왜곡이었다"며 "김 전 PD가 누차 강조해 온 전국 가맹점주님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대응에 나서겠다"고 토로했다.

백종원 대표는 김 전 PD의 비판을 진정성 있는 조언으로 받아들이고, 성찰의 계기로 삼았지만, 결과적으로 일방적인 콘텐츠로 소비됐다는 점에서 유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백 대표는 "김 전 PD의 비판을 단순 공격으로 보지 않았다"며 "진심 어린 조언이라 여기고 성찰의 기회로 삼았는데, 그 마음이 '유튜브 콘텐츠'라는 형식으로 가공돼 일방적으로 소비되는 모습을 보며 허탈감이 컸고 그 신뢰가 저버려진 방식에 깊이 실망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김 전 PD는 지난달 21일 유튜브 채널 '45플러스'에 '백종원은 회생할 수 있을까? 백종원과 미디어가 서로를 이용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김 감독은 백종원 대표가 자신이 지명하는 작가팀, 촬영팀 등 스태프를 넣으라고 요구하고, 출연진 하차를 강요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하지만 한경닷컴 취재 결과 백종원 대표와 함께 방송을 제작한 복수의 제작진은 "백종원 대표의 말투 때문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짐작은 가지만, 문제가 될만한 갑질을 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백종원 대표는 전문 방송인들과 달리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이고, 그게 방송에서 매력으로 드러났다"며 "자신의 의견을 직설적이고 강하게 피력하는 스타일은 맞지만 '갑질'을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특히 2019년 JTBC '양식의 양식'을 시작으로 '백종원의 국민음식-글로벌 푸드', 티빙 오리지널 '백종원의 사계-이 계절 뭐 먹지?',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등을 함께한 한경훈 PD의 경우 실명을 공개하며 "저도 처음 백종원 대표와 일할 때 그 말투 때문에 무서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앞에서 서로 험한 말도 한다"며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3개월 정도 지나보니, '내 프로그램'이라는 애정으로 열심히 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거지 기를 잡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출자 입장에선 제가 기획하는 프로그램에 대체제가 없으니 백종원 대표와 하는 것"이라며 "연출자로서 안 맞으면 안 하면 그만"이라며 갑질 논란에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김 전 PD는 tvN 예능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3' 프랑스 편 촬영을 마치고 입국하는 백종원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요청했고, 이를 지난 8일 '45플러스'에서 이름을 바꾼 '스튜디오 오재나'를 통해 공개했다. 백종원은 김 전 PD를 만나자 "왜 이렇게 나한테 못살게 구나. 감독님 저하고 무슨 악연 있느냐"고 물었고, 백종원 대표는 "나도 억울한 게 많다. 그렇지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후 백종원 대표는 "카메라 없이 단둘이 만나자"며 인터뷰를 제안했고, 4시간 30분 분량의 면담이 이뤄졌다. 김 전 PD 측은 당초 해당 영상을 12일에 공개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추후 확인할 부분이 있다"면서 13일 오전 10시 공개를 예고했다.

김 전 PD와 면담 후 백종원 대표는 비판과 의견을 수용해 지난 6일 사과와 방송활동 중단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채널에 게재했다.

백종원 대표는 "김 전 PD의 문제제기 후 스스로를 성찰했다"며 "최고의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의욕이 앞서 혹여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던가 돌아보고, 깊은 반성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회사가 여러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방송인이 아니라 기업인으로서 회사와 가맹점을 돌보라는 많은 분의 비판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전 PD가 공개한 영상에서 그가 백종원 대표를 미행하고, 카메라를 끈 후에도 몰래 대화를 녹음하고, 만남 직전에 "백종원 대표가 조폭을 데리고 나올 수 있다", "뇌물을 주면 받은 척하다가 고발하겠다" 등의 발언을 한 부분과, 해당 영상을 통해 '댓글부대', '측근 3인방' 등 자극적인 표현으로 제보받겠다고 공표한 부분에도 유감을 드러냈다.

백종원 대표는 김 전 PD의 이러한 언행에 대해 "점주 피해를 언급하며 잘못을 지적한 점은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당초 목적과 다른 방향성을 보인다"며 "공익적인 목적과 달리 자극적인 소재를 일삼는 일반 유튜버 관행과 다를 바 없는 행태"라는 견해를 전했다.

더불어 점주와 소통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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