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떠나는 머스크 “재밌었지만 안티 공격은 유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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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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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물러난 뒤 백악관에서 주요 언론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머스크는 DOGE 업무가 즐거웠지만 ‘안티 머스크’ 사태로 테슬라가 불에 탄 것은 유쾌하지 않았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좋은 친구(good friends)’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어포스원이나 마린원을 같이 타고 가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여기서(백악관) 묵을래?’라고 말하면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면서 어린 시절 친구들끼리 놀다가 친구 집에서 자고 가는 것과 비슷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내어준 백악관 링컨 침실에서 한 번 이상 묵었고, 대통령이 밤늦게 전화를 걸어 “주방에서 아이스크림 가져다 먹으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 말을 듣고 캐러멜 맛 하겐다즈 1통을 가져다가 밤새 다 비워 다음날 1.4kg이 쪘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백악관 참모진 중 가장 큰 모니터를 갖고 있었으며, 때로 디아블로나 패스파인더 같은 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백악관 생활에 관해 이야기했다.

머스크는 DOGE의 성과에 대해서는 애초 목표로 삼았던 연방 정부 예산 1조 달러 절감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1600억 달러 절감에 만족해야 했다”며 “갈 길이 멀고 정말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는 있다면서 “내각과 의회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할 수는 있지만 수많은 불만을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DOGE 업무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DOGE 내)상황이 매우 격렬했다. 사실상 스타트업 같았다”며 “때에 따라 달랐지만 (일하는 동안)6, 70%는 재밌었다”고 회고했다. 다만 “끊임없이 공격당하는 건 그렇게 재밌지 않았다. 차가 불타는 걸 보는 것도 유쾌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정부 예산 축소 칼을 휘두른 머스크는 ‘안티 머스크’ 역풍을 맞아 정부 내외부에서 모두 공격받았다. 특히 머스크에 대한 반발심으로 테슬라 차량에 방화를 저지르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머스크는 향후 일주일에 1, 2번 DOGE 업무를 하고 2주마다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라 밝혔다. 그는 “DOGE는 마치 불교와 같은 삶의 한 방식”이라면서 “불교에 부처가 필요한가.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불교가 더 강해지지 않았느냐”며 자신이 없어도 DOGE가 제 역할을 해 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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