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넷플릭스 영향력 강화…콘텐츠 제작 생태계 부정적 영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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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 발표
OTT 이용 늘면서 유료방송 VOD 이용 줄어
국내 콘텐츠 수요 축소로 제작도 감소
넷플릭스만 제작 건수 유지
"시장 모니터링 강화하고 제도적 개선 필요"

국내 방송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공식 보고서에서도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강화될 경우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방통위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2023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과 회계보고서,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 등 미디어 시장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진행했다.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등이 포함된 유료방송시장은 가입자 수와 매출 증가율이 둔화했다. 2023년도 가입자 수는 3629만(단자 수 기준)이고, 방송사업 매출액은 7조2328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0.01%, 0.4% 증가에 머물렀다.

방통위 "넷플릭스 영향력 강화...콘텐츠 제작 생태계 부정적 영향 가능성"

유료방송시장의 성장동력이 약화한 데에는 시장포화와 함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쟁압력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IPTV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보면 2021년 1만3621원, 2022년 1만3312원, 2023년 1만3252원으로 줄고 있다. ARPU 감소는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감소가 결정적 원인이다. OTT 이용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VOD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유료방송 사업자와 방송채널사업자 사이의 전송권 거래가 포함된 방송채널거래시장은 2023년 기준 매출액이 1조4940억원으로 전년(1조3674억원) 대비 9.3% 늘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채널제공 매출액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것도 있지만 지상파방송의 재송신료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3% 증가한 게 결정적이었다.

방통위 "넷플릭스 영향력 강화...콘텐츠 제작 생태계 부정적 영향 가능성"

전체 방송채널 시청시간은 2020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다. 2023년 일평균 개인의 TV 시청시간은 121분으로 최근 3년간 24.8% 감소했다. 방통위는 “방송채널 시청시간 감소는 OTT 등 신유형 미디어 이용 증가에 따른 방송채널 전반의 이용시간 감소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상파와 PP, OTT 사업자 등 수요자와 제작사 등 공급자 사이에 방송영상콘텐츠 방영권 또는 전송권 등이 거래되는 ‘방송영상콘텐츠 거래시장’은 국제 제작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제작과 외주제작, 구매 등 2023년 방송사업자의 직접 제작비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 2조9034억원, 외주제작비는 4.5% 늘어난 1조10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방송사업자의 외주 제작시간은 전년 대비 15.8% 감소했고, 방송사업자와 OTT 사업자의 드라마 공급 개수는 전년 대비 17.6% 감소한 112개에 그치는 등 국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수요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방통위 "넷플릭스 영향력 강화...콘텐츠 제작 생태계 부정적 영향 가능성"

OTT를 통한 해외시장 인기에 힘입어 빠르게 증가하던 국내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2023년에는 전반적으로 축소됐다는 얘기다. 다만 해외 OTT 사업자의 제작수요는 증가했고 방송시장 위축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국내 OTT 사업자와 방송사업자 제작 수요는 감소했다.

방통위 "넷플릭스 영향력 강화...콘텐츠 제작 생태계 부정적 영향 가능성"

특히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계속 강화되는 추세였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2023년 30개에 이어 지난해에도 30개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디즈니플러스는 17개에서 11개, 티빙은 19개에서 11개로 줄었다. 보고서는 “국내 사업자의 콘텐츠 수요가 감소 또는 정체된 반면 넷플릭스의 수요는 증가하면서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관련 시장 모니터링 강화 및 통계자료 확보를 위한 제도적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넷플릭스 영향력 강화...콘텐츠 제작 생태계 부정적 영향 가능성"

방송광고시장은 전년 대비 18.5% 감소한 2조3574억원에 그쳤다. 2023년 국내 전체 광고시장이 전년 대비 0.6% 감소한 13조8017억원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 결과다. 전체 광고시장에서 방송광고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연속 하락하며 17.6%로 축소됐다. 디지털광고가 60.7%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방통위는 보고서와 주요 데이터, 그래픽 파일을 방통위 홈페이지 및 방송통계포털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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