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뛴 김동연, 지구 다섯 바퀴 돌아 ‘100조+α’ 달성

1 day ago 3

임기 내 ‘100조 이상’ 투자유치 약속
3년 4개월 만에 보스톤서 목표 달성
“‘뉴 ABC’ 대한민국 경제 이끌 것”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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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국에서 ‘투자유치 100조 원+α’를 달성했다. 김 지사는 2022년 7월 취임 직후 “임기 내 ‘100조 원 이상’ 투자유치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민선 8기를 8개월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목표를 조기 달성한 셈이다.

대규모 투자유치를 위해 경기도대표단을 이끌고 이달 26~31일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보스턴과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김 지사는 현지시간 27일 보스턴에서 글로벌 반도체기업 2곳으로부터 1640억 원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반도체 허브 경기도’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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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로 만든 100조…고용유발 27만 명무엇보다 ‘투자유치 100조+α’는 발로 뛰어서 얻은 결과물이다. 2022년 7월, 취임한 김 지사의 누적 비행거리만 20만6695㎞에 달한다. 지구 한 바퀴(적도 둘레 기준)가 4만75㎞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구 다섯 바퀴 이상을 돈 셈이다.

27일 현재 3년 4개월간 일궈낸 김 지사의 투자유치 실적은 100조563억 원. 미국 출장길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94조 8844억 원이었다. 이번에 보스턴에서 5조1719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3건을 성공하면서 애초 목표로 했던 100조 원을 넘겼다.

분야별로는 △글로벌 기업 투자유치가 31조344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벤처창업 등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40조9995억 원) △테크노벨리 등의 우수 입지 조성(21조5345억 원) △G펀드·국가 R&D 공모 등 기술개발 과정(6조4879억 원) 등의 순이었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이 투자계획서에 제출한 일자리는 7000개나 된다. 고용유발효과(투자 금액X산업별 고용유발계수/10억 원)만 27만 명에 이른다. 단순히 글로벌 기업의 투자만 반영한 것이어서 실제 일자리 창출이나 고용유발효과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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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산업 중심지 ‘경기도’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반도체기업 2곳 중 한 곳은 이온주입(Ion Implantation) 장비 분야 선도기업인 ‘액셀리스’(Axcelis)다. 이 분야는 전 세계시장의 80%를 액셀리스와 함께 다른 기업 한 곳이 양분하고 있다. 액셀리스는 반도체 8대 공정 중 핵심기술인 이온 임플란트 장비 기술을 가지고 있어 전력반도체와 첨단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와의 인연은 2021년 평택시 현곡 외투산단에 AAOC(Axcelis Asia Operations Center)를 설립하면서부터 맺어졌다. 경기도가 부지 임대와 각종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을 약속하면서 싱가포르 등과의 경합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후 4년간 국내 협력사 수를 35곳으로 외연적 확장을 했고, 약 250명 이상의 간접 고용 효과와 1700억 원 규모의 국내 조달 실적을 달성했다.

액셀리스는 조만간 추가 설비 투자를 통해 평택 공장의 생산 비율을 현재 15%에서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미·중 무역규제 영향을 덜 받는 평택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아시아 거점센터로 삼을 계획이다,

러셀 로우 액셀리스 CEO는 “경기도를 혁신산업의 허브이자 중심지로 만든 김동연 지사의 리더십을 존경한다”면서 “이번 방문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협력 의지의 상징”이라고 반겼다. 이에 김 지사는 “평택 투자가 아시아 지역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되도록 경기도가 최선을 다해 돕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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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몰리브덴’ 생산 시설 구축

김 지사는 곧바로 차로 30분 정도 달려 45㎞가량 떨어진 ‘인테그리스’(Entegris)에서 추가 투자도 끌어냈다. 이 회사는 첨단 반도체 신소재인 몰리브덴을 생산하는 업체로 연간 매출 규모만 4조 3000억 원에 이른다. 수원에 한국 본사가 있고 화성과 평택에 공장이 있다. 올해 7월에는 안산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 연구소인 ‘코리아 테크놀로지센터’(KTC)를 새로 지었다.

이날 김 지사는 화성과 평택에 있는 기존 몰리브덴 제조시설을 증축하는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경기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몰리브덴 생산과 공급능력을 갖추면서 미래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몰리브덴은 기존 소재인 텅스텐에 비해 미세공정에 적합해 차세대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이번 미래지향적인 투자로 경기도는 글로벌 공급망을 선도하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혁신의 전진기지로 나아갈 동력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올리비에르 블라시에(Olivier Blachier) 인테그리스 수석부사장은 “경기도는 제조 경쟁력의 중심이고 혁신과 협력의 중심지”라며 “김 지사와 경기도 관계자들과 협력을 지속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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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국제테마파크, 5조 추가 투자 합의

김 지사는 28일 마리 막스 파라마운트 수석 부문장과 이임용 신세계프라퍼티 CSR 상무를 만나 화성 국제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개발계획을 논의한다. 파라마운트는 미국 할리우드 5대 영화사 중 하나인 파라마운트픽처스, 방송사 CBS를 소유한 초대형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미션임파서블’ ‘트랜스포머’ ‘아이언맨’ ‘타이타닉’ 같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에서부터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밥’이 모두 파라마운트에서 태어났다.

지난해 10월 ‘화성국제테마파크’의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로 파라마운트가 결정됐음을 공식 발표했다. ㈜신세계화성(신세계프라퍼티+신세계건설)이 파라마운트가 보유한 브랜드와 캐릭터를 도입해 화성시 남양읍 송산그린시티 내 약 4.23㎢ 규모의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30년 1차 개장 이후 20년간 단계적으로 개발을 이어나간다. 이 사업에는 애초 4조5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이번에 추가로 합의된 내용은 단계적 개발을 통해 사업비를 9조5000억 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5조 원 이상 투자 금액이 확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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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지사 “미래 먹거리는 ‘뉴 ABC’”

김 지사가 100조 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분야는 ‘뉴 ABC(AI·Bio Tech·Climate Tech)’였다. 그동안 ‘AI’(인공지능)와 ‘Battery’(배터리), ‘칩스’(반도체·Chips)를 꼽았지만,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바이오테크’와 ‘기후테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경기도 100조 원 투자의 많은 부분이 ‘뉴 ABC’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김 지사의 설명이다.

김 지사는 “100조 원 투자유치를 하면서 뉴 ABC가 앞으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라며 “경기도가 뉴 ABC를 성장동력 삼아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 보스턴=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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