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최대 관심 종목 중 하나로 부상한 팰런티어테크놀로지스(PLTR)는 방위산업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두 가지 투자 포인트를 보유한 기업이다. 회사 이름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원거리 정보를 탐색하는 신비의 구슬 ‘팔란티르’에서 따왔다. 2001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9·11 테러 이후 피터 틸을 중심으로 한 공동 설립자들이 ‘테러리스트 관련 데이터만 잘 사용했다면 참사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창업했다.
대표 서비스인 ‘온톨로지(ontology)’는 글자, 숫자,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로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가공해 의사 결정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고객 절반 이상이 미국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안보 관련 정부 기관이다. 주가 상승률은 작년 340.5%로 S&P500 구성 종목 중 1위다. 2025년 초 이후에도 63% 상승했다. 550배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 등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지만 경쟁자를 찾기 어렵다는 강력한 매력을 지녔다. 성장 잠재력을 갖춘 소프트웨어 기업을 선별할 때 쓰는 ‘Rule of 40’(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을 더한 값이 40%를 넘어야 한다는 기준)으로 봐도 지난 1분기 83%로 기준값의 두 배를 웃돈다.
현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종목 명칭에 ‘팔란티어’를 넣은 상품은 지난 13일 상장한 ‘RISE 팔란티어고정테크100’을 포함해 모두 네 개다. 분산투자형, 채권과의 자산 배분형, 콜옵션 매도를 통한 월 분배형 등 다양하지만 모두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팰런티어는 많은 서학개미의 기대처럼 제2의 엔비디아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실적을 매번 점검하는 성실성과 장기 투자를 견디는 인내심을 갖춘 투자자에게 큰 과실이 돌아갈 것이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