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초순수를 처음으로 국내 기술로 생산해 반도체 제조공정에 공급한다. 일본 등 해외 기업 의존도가 높은 초순수 분야에서 첨단산업용 물 인프라의 자립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9일 경북 구미 SK실트론 사업장에서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생산 국산화 기술 개발 사업’ 성과 활용 협약식을 열어 자체 개발한 초순수 실증설비(플랜트) 기술을 이전한다. 이번 기술 이전으로 생산하는 초순수는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 공정에 공급될 예정이다. 국내 설계 기술로 생산한 초순수를 반도체 제조라인에 투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초순수는 물속 이온과 유기물, 용존산소 등을 극미량 수준까지 제거한 초고순도 공업용수다. 반도체 웨이퍼 표면 세정과 화학물질 희석 등 미세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돼 ‘반도체의 혈액’으로 불린다. 극미량의 오염물질이 남아도 수율과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최고 수준의 수처리 기술이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일본과 프랑스 기업 의존도가 높았다. 생산시설 설계는 일본 구리타, 시공·운영 분야는 프랑스 베올리아 등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기후부는 2021년부터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를 추진했다. 설계·시공·운영 전 과정에 국내 기술이 적용된 이번 실증설비는 SK실트론 구미사업장에 설치돼 성능 검증을 마쳤다. 유기물 제거용 자외선 산화장치, 용존산소 제거용 탈기막, 이온 제거용 이온교환수지 등 핵심 공정에 국내 기업이 개발한 장치와 소재가 적용됐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보급, 반도체산업 확대와 함께 초순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초순수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29조원에서 2028년 35조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초순수 생산 전 공정을 국산화하고, 하수를 재이용하는 초순수 생산 기술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공업용수 부족 가능성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첨단산업용 용수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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