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으론 부족하다”…한화운용이 꺼낸 ‘K제조’ 승부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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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으론 부족하다”…한화운용이 꺼낸 ‘K제조’ 승부수 [인터뷰]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KDEF·KMCA ETF로 글로벌 자금 공략
“반도체 넘어 제조 생태계 분산투자”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한화자산운용 본사에서 진행된 매경AX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한화자산운용 본사에서 진행된 매경AX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K-방산에 이어 K-제조는 전 세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입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한화자산운용 본사에서 진행된 매경AX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 원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방산, 조선까지 아우르는 제조 생태계가 한국 증시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사장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함께 공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한국 제조업 전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성장을 넘어 AI 인프라를 구축할 제조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 정도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지난 수년 동안 보기 어려웠다”며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것은 반도체 기업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장비와 소재, 클린룸, 냉각설비 등 제조업 전체가 함께 움직인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뿐 아니라 패키징, 전력기기, 원전, ESS, 데이터센터, 로봇으로 밸류체인이 확장되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조선과 모든 생태계를 지키는 방산·우주항공까지 연결되는 하나의 거대한 산업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이러한 제조 생태계의 확장이 코스닥 시장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코스닥은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난 30년간 저평가가 이어져 왔다”며 “국내 기업 전반에 순환매가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실적과 수주로 경쟁력을 입증한 코스닥 기업들도 새로운 재평가의 모멘텀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DEF·KMCA ETF, 유럽·중동 상장 추진

최 부사장이 강조한 K-제조 생태계를 담아낸 상품이 바로 ‘PLUS 한국 제조업 핵심기업(KMCA)’ 상장지수펀드(ETF)다. KMCA는 반도체를 비롯해 2차전지와 조선, 방산 등 한국 제조·수출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앞서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미국 시장에 ‘PLUS 한국 방산(KDEF)’ ETF를 상장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KMCA를 상장하며 K-방산에 이어 K-제조 투자 테마까지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영국 런던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에 KMCA와 KDEF 상장을 추진하며 글로벌 자금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부사장은 “유럽과 중동 국가들은 이미 한국 방산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KDEF에 대한 투자 수요도 미국보다 더 클 수 있다”며 K-방산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하는 첫 번째 모멘텀이었다면 이제는 K-제조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제조업은 다시 한번 르네상스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최 부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의 위험성이 부각됐다”며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는데, 한국처럼 폭넓은 제조 생태계를 갖추고 글로벌 공급망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해외 자금을 늘리는 것이 자본시장 경쟁력뿐 아니라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한국 제조업이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하는 순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쏠림 경계…순환매 장세에 대비”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한화자산운용]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한화자산운용]

최근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된 흐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집중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은 항상 현명하기 때문에 쏠림이 과하면 자연스럽게 분산된다”며 “어디까지가 적정 수준이고 어디부터 과열인지는 결국 시장의 수급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에만 ‘몰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면 그만큼의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며 “지난해 방산주를 담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꼈던 것처럼 시장의 주도 업종은 계속 바뀐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는 여전히 주도주이면서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는 것도 맞지만, 어느 한 시점에서 과도한 오버슈팅에 따른 단기 조정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며 “소외되고 있는 조선이나 전력, 원전 등도 순환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바구니에 함께 담아두는 분산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들이 업종별 순환매 시점을 맞추기는 어려운 만큼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 생태계 전체를 함께 담는 ‘똘똘한 하나의 ETF’를 보유하는 전략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세,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활용해야”

자본시장 정책과 관련해서는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농특세)의 활용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활황으로 거래세와 농특는 약 16조8000억원이 걷힌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반도체 호황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 규모와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며 “이제는 증권거래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가 산업 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자본시장에서 조성되는 재원이 미래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부사장은 “주식시장이 활성화될수록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곳은 결국 거래세를 걷는 정부”라며 “주식시장에서 걷힌 세금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도 쓰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변동성 대비…몰빵보다 분산투자”

최 부사장은 하반기 투자 전략으로 리스크 관리와 장기 분산투자를 제시했다.

그는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변동성과 순환매는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주식형 ETF 자금이 반도체에 집중된 만큼 자금 이동이 나타날 경우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는 장세”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를 코어 자산으로 가져가면서 조선과 방산, 원전, 에너지, 로봇 등 K-제조 핵심 산업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며 “한국을 중심으로 투자하되 미국 투자도 꾸준히 가져가고, 중국 역시 일부 투자하거나 최소한 흐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최 부사장은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운용사만의 투자 철학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K-방산과 K-제조를 통해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해외에 알리고 국가와 기업, 투자자의 자산을 함께 ‘플러스(PLUS)’시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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