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아직 싸다"…'1조 펀드' 키운 '강방천 키즈'의 전망

1 week ago 6

"반도체 아직 싸다"…'1조 펀드' 키운 '강방천 키즈'의 전망

인터뷰 전문은 한경 투자 전문 플랫폼 '한경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합니다."

2002년 말 네이버(당시 NHN)가 상장한 직후 에셋플러스투자자문(현 에셋플러스투자운용)의 3년차 펀드매니저였던 최광욱 더제이자산운용 대표(CIO)는 네이버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해 선배 펀드매니저들 앞에 섰다. 네이버를 사야한다고 열변을 토하는 그에게 돌아온 것은 "차라리 다음을 더 사라"는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최 대표의 발표를 듣던 한 선배 매니저는 그가 보는 앞에서 리포트를 찢었다. 최 대표는 그 모습을 보고 그 길로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당시는 닷컴버블로 코스닥시장이 망가졌던 직후라 인터넷 기업은 돈을 벌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었다. 인터넷 기업 매수 금지 가이드라인까지 있었을 정도였다. 최 대표가 이런 상황에서도 네이버를 사자고 제안한 것은 다른 인터넷 기업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비즈니스 모델 분석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일등기업을 찾아내는 투자 방식은 그때 이후 20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해오고 있는 투자 전략"이라며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풍부한 상상력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아직 싸다"…'1조 펀드' 키운 '강방천 키즈'의 전망

▶투자할 기업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엇입니까?
"기업의 주식을 산다는 것은 단순히 유가증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합니다. 주가가 올라서 돈을 버는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공유한다는 것이죠.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고, 불황에는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일등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일등기업을 어떤 기준으로 찾아야 합니까? 시가총액이나 매출을 고려하나요.
"단순히 현재 1위 기업이라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1등은 프리미엄을 하향 조정합니다. 업계 1위를 자랑했던 코닥과 노키아도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반대로 30년 전 적자기업이던 아마존과 구글은 일등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다음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성장성과 시장의 경쟁 구도가 중요합니다. 비즈니스모델이 훌륭하더라도 시장이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우면 기업이 특출난 성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치킨게임이 끝난 과점화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중 가장 잘 하고 있는 기업을 선호합니다. 그 이후엔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는지를 봐야합니다. 장치산업이라면 생산 캐파, 원자재 기업이라면 매장량, 소비재 기업이면 매장 수보다는 브랜드 파워 등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고나서 이익추정치, 목표 시가총액 등을 최종적으로 고려합니다."

▶에셋플러스에서 스타 매니저로 성장했습니다.
"1999년 강방천 회장님이 회사를 설립할 때 입사했습니다. 18년 동안 에셋플러스에서 일하면서 가치투자의 철학이 쌓였습니다. '네이버 사건'이 있은 이후부터 강 회장님이 저를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2008년부터 회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했습니다. 대표 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를 운용하면서 설정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키워냈습니다."

"반도체 아직 싸다"…'1조 펀드' 키운 '강방천 키즈'의 전망

▶더제이자산운용의 성장 스토리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이 회사는 국내 주요 연기금과 각종 중앙회 자금 등 위탁자금을 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장기 고객이 많습니다. 변액보험의 주식형 액티브도 대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제가 합류한 뒤 기관 중심에서 사모펀드로 확장해 리테일 시장에 처음 진출했습니다. 2023년에는 주식투자 성과를 더 많은 사람들이 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공모펀드까지 내놓은 것이고요."

▶최근 코스피지수가 많이 올랐습니다. 시장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계십니까.
"지난해 말에 한경과 인터뷰에서 코스피 6000을 예측했다가 '과도하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시장이 좋습니다.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엄청나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코스피지수가 더 오를 것으로 보시나요?
"주가가 4월 이후 계속 오르고 있지만 PER(주가수익비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주가 상승률이 이익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지수의 목표 지수대가 지금 보다 더 오르더라도 무리가 전혀 없는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은행 예금이나 부동산에서의 머니무브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반도체를 제외한 일부 섹터에서는 오버밸류에 진입한 기업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AI가 투자의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발을 한발짝이라도 담그고 있다면 높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프라 관련 기업 중 일부는 버블 구간에 진입했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