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 호황에 더 뜨거워진 삼성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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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A회사 직원은 작년 대비 20% 증가했고, B회사는 10% 감소했다. 두 회사의 2025년 합계가 2400명이었고 2026년에도 동일하다면, 올해 A사의 인원은?”

삼성이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올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수리 영역 문항 중 하나다. 단순한 산수 문제 같지만, 짧은 시간 내 정확한 방정식을 도출해야 하는 이 문항은 삼성이 지향하는 ‘논리적 사고와 신속한 판단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8개 팀이 참가한 토너먼트 축구대회에서 세 가지 가정을 제시한 뒤 항상 참인 문장을 고르라는 추리 영역 문항도 있었다. 이 역시 단순 암기가 아니라 논리적 추론 능력을 검증하는 문제다. GSAT을 치른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18곳이다. 시험 직후 취업준비생 커뮤니티의 반응은 뜨거웠다. 단 한 문제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는 압박감 속에 취업준비생들은 복원된 문항을 공유하며 정답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삼성은 해마다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하고 있지만, 올해 분위기는 예년과 크게 다르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맞물리며 열기가 뜨거워졌다. 이공계 취업 전문 교육기업인 렛유인에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 GSAT 유료 강의 수강생은 작년 하반기 대비 약 34% 증가했다. 실시간 특강 동시 접속자 역시 전년 대비 82% 급증하며 역대급 관심으로 이어졌다. 에듀윌의 GSAT 수험서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 에듀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면서 관련 직군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GSAT 열기의 근저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인재 경영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및 지방 투자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 “실적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서 올해 조금 더 채용할 여력이 생겼다”며 공격적인 인재 확보를 예고했다. 올해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이 채용 인원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취준생 사이에서 “올해가 입사 기회”라는 기대가 커졌다는 얘기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한 이후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대규모 신입 공채의 맥을 잇고 있다. 지난해엔 5년간 6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70년간 공채 제도를 유지하는 바탕에는 “미래 기술 확보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이 회장의 인재 철학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5월에 면접을 한 뒤 6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채연/이미경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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