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12일 발간한 '2분기 ICT 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200% 성장한 6775억달러(약 1020조2000억원)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엇비슷한 규모까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옴디아, 트렌드포스 등 주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I 추론 모델에 투입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최대 3배 이상 웃돌 것으로 진단했다.
장기 기억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률은 기존 연간 94%에서 300%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단기 기억 반도체인 D램 시장 성장률 전망 역시 기존 85%에서 147%로 올려 잡았다.
이에 따른 올해 시장 규모는 낸드플래시가 3040억달러(약 457조7000억원), D램은 3715억달러(약 559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 30% 선에서 절반인 50% 수준까지 수직 상승하게 된다.
이 같은 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AI 시장을 주도하는 북미 빅테크 등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공격적인 설비투자(CAPEX)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바이트댄스·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투자 규모는 당초 예상치(전년 대비 61% 증가)를 넘어 전년 대비 80% 급증한 8300억달러(약 1249조8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과거 분기나 연간 단위로 체결하던 메모리 공급 계약을 최근 3~5년 단위의 장기 계약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수요 지속성을 뒷받침한다.
이 선임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만성화되면서 수년 치 물량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며 "최근 전개되는 장기 공급 계약은 구매 물량을 사전에 확정 짓는 구속력 높은 형태로 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러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과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출 규모 역시 2분기에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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