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朴 시간벌기 의도 악수”
충청-영남 경선 온라인으로 변경
박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폭우 피해를 거론하며 “지도부에 폭우가 그치고 피해 복구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때까지 당대표 선거 일정을 중단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폭우 피해가 큰 충청(19일)과 영남(20일) 현장연설회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중앙당사에서 온라인으로 연설과 개표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박 의원이 더 나아가 전당대회 일정을 전면 중단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창 진행 중인 경선을 중단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차라리 일주일 당겨서 빠른 원샷 경선을 제안한다”고 맞받았다. 충청권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영남권은 19∼20일 온라인과 전화투표를 진행하니 일단 당 선관위 결정대로 선거를 치르고 호남(26일), 경기·인천(27일), 서울·강원·제주(다음 달 2일) 일정을 앞당겨 다음 주에 모든 선거를 끝내자는 것이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충남 당진 수해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선거 일정 중단 요구를 두고 당내에선 ‘악수(惡手)’라는 평가가 나왔다. 의원들의 지지세를 기반으로 ‘골든 크로스’(1, 2위 역전)를 노리는 박 의원이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의원이 오히려 만천하에 자신이 밀리고 있다는 걸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선거 일정 변동에 대해 “당권 주자들끼리 만나서 합의하면 모를까, 당 선관위가 먼저 나설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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