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먹고 버텼다”…태평양서 95일 표류한 페루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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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세의 페루 어부가 11일(현지시간) 구조돼 응급 처치를 받고 있다. ⓒ뉴시스

61세의 페루 어부가 11일(현지시간) 구조돼 응급 처치를 받고 있다. ⓒ뉴시스
태평양에서 석 달간 표류하던 페루의 한 어부가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그는 바퀴벌레 등을 잡아먹으며 버티다 생환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61)는 지난 11일 페루 북부 해안에서 약 1094㎞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에콰도르 어업 순찰대에 의해 발견됐다.

앞서 나파 카스트로는 지난해 12월 7일 페루 남부 해안 마을 마르코나에서 고기잡이배를 몰고 2주 일정으로 조업에 나섰다. 그러나 출항 10일 후 악천후로 어선이 방향을 잃고 태평양에 고립됐다.

가족 신고로 페루 해양 순찰대가 수색을 시작했지만, 망망대해에서 실종된 탓에 석 달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출항한 지 95일 만에 나파 카스트로는 심각한 탈수 상태로 구조됐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져 기력을 회복한 뒤 퇴원했다.

해군 대령은 구조 당시 나파 카스트로의 상태에 대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으나, 육체적으로 양호한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다. 걸을 수 있었고, 혼자 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파 카스트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배에 고인 빗물을 마시고, 바퀴벌레 등 곤충과 새를 잡아먹었다. 마지막으로 먹은 것은 거북이 한 마리”라고 말했다. 구조되기 직전 15일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한다.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며 “가족, 특히 태어난 지 2개월 된 손녀를 떠올리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매일 어머니를 생각했다”며 “두 번째 기회를 주신 신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나파 카스트로의 딸은 방송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발견된 것은 기적”이라며 “우리 가족은 아버지가 발견되리라는 희망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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