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새싹’ 키우는 릴리, 삼바와 손잡고 송도에 요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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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L 인천’ 내년 7월 완공… 입주 30개 기업 양사가 공동 선발
샌디에이고 ‘릴리 게이트…’ 가보니
실험실-세포 배양실 등 공동 사용… “150개 이상의 신약 연구 진행중”

내년 7월 완공을 앞둔 ‘LGL 인천(C랩 아웃사이드)’의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내년 7월 완공을 앞둔 ‘LGL 인천(C랩 아웃사이드)’의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25일(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북부의 토리파인스 생명과학 클러스터.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 USA’가 열린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차량으로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보스턴,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클러스터다. 캠퍼스 안쪽으로 들어서자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붉은색 로고 ‘릴리(Lilly)’가 붙은 건물이 나타났다. 일라이릴리가 초기 바이오텍을 가까이에서 키우기 위해 운영하는 ‘릴리 게이트웨이랩스(LGL)’ 샌디에이고 거점으로 LGL은 현재 미국에 다섯 곳, 중국에 두 곳이 있다. 내년 7월에는 인천 송도에도 LGL 새 거점이 생긴다.

LGL은 초기 단계 바이오텍에 연구 공간을 빌려주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빅파마가 내부 연구개발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바이오텍의 유망 기술을 일찍 발견해 함께 키우는 방식이다.

실제로 이날 둘러본 LGL 샌디에이고 거점은 전형적인 임대 연구실과는 달랐다. 입주사들은 사무공간과 회의실, 실험실이 붙어 있는 공간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10명 안팎의 작은 기업부터 30명 규모 기업까지도 벽을 터 확장해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공동으로 쓰이는 고가 장비가 즐비한 실험실과 함께 무료 현미경 장비, 세포배양실, 멸균 및 세척 시설도 마련돼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자 입주사들이 점심을 먹거나 비공식 회의를 하는 ‘소셜 허브’가 나왔다. 일라이릴리 연구진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세미나, 네트워킹 행사도 이곳에서 열린다. 일라이릴리 관계자는 “샌디에이고 거점에 현재 10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신경과학, 종양학, 면역학부터 세포치료제, 저분자·대분자 의약품, 유전자의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고 설명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북부의 토리파인스 생명과학 클러스터에 위치한 릴리게이트웨이랩스(LGL)의 모습. 10개의 초기 단계 바이오텍이 입주해 있었다. 
샌디에이고=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미국 샌디에이고 북부의 토리파인스 생명과학 클러스터에 위치한 릴리게이트웨이랩스(LGL)의 모습. 10개의 초기 단계 바이오텍이 입주해 있었다. 샌디에이고=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LGL의 특징은 단순히 ‘연구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베레나 스토커 LGL 유럽 총괄(부사장)은 “게이트웨이랩스는 초기 기업이 임상 단계에 들어가기 전 일라이릴리와 접점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모델”이라며 “2019년 출범 이후 400개 이상의 기업이 LGL을 거쳤고, 현재 150개 이상의 신약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L 모델은 내년 인천 송도에도 문을 열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일라이릴리는 2027년 7월 준공을 목표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안에 ‘LGL 인천(C랩 아웃사이드)’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과 협력해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상 5층, 연면적 약 1만2000㎡(약 3600평) 규모의 공간에는 최대 30개의 초기, 중기 바이오텍이 입주하게 된다. 입주 기간은 기본 2년, 최대 4년이다. 이미 글로벌 빅파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국내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빅파마의 연구개발 네트워크와 생산 전문가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생기는 셈이다. 입주 기업은 릴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동으로 선발한다.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상무는 “입주 기업 선발부터 교육 프로그램과 운영 방식까지 양사가 공동으로 결정한다”며 “국내 유망 바이오텍들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최고의 연구 환경과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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