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가 다시 살아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16일(한국시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 3번 중견수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 1삼진 기록했다. 시즌 타율 0.333을 기록했다. 팀은 4-6으로 졌다.
전날 시리즈 첫 경기 5타수 무안타 3삼진 침묵했던 이정후는 이날도 첫 두 타석은 무기력했다. 좌완 선발 헤수스 루자도와 승부에서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힘없이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대신 수비에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3회 1사 1루에서 카일 슈와버의 뜬공 타구가 워닝트랙 근처까지 제법 멀리 날아갔고 이정후가 이를 어렵지 않게 잡았다.
그러자 1루 주자 브라이스 하퍼가 이정후의 어깨를 가볍게 보고 태그업을 시도했다. 이정후는 2루수 타일러 핏츠제럴드의 글러브에 원바운드로 정확하게 송구했고, 하퍼가 태그 아웃되며 자연스럽게 이닝이 종료됐다. 지난 시즌 어깨힘 리그 백분위 97%의 이정후를 얕본 대가는 컸다.
이후 방망이도 살아났다. 6회초 세 번째 대결에서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렸다. 초구 83.7마일 스위퍼가 몰린 것을 그대로 강타, 1루 베이스 직격하는 땅볼 타구로 2루타를 만들었다.
계속된 1사 1, 2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오라이언 커커링의 폭투와 윌머 플로레스의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진루하며 득점 기록했다.
2-2에서 3-2로 앞서가는 점수였다. 이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이날 경기의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아니었다. 선발 저스틴 벌랜더는 6회말에만 피안타 4개를 허용하며 2실점,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이날 5 2/3이닝 8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추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중심에 이정후가 있었다. 8회초 무사 1, 3루에서 좌완 호세 알바라도를 상대로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때리며 타점을 기록했다. 4-6으로 추격하는 점수였다.
그러나 이후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침묵했다.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경기가 마무리됐다.
케이시 슈미트는 4회초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타선에 기여했다. 맷 채프먼도 멀티 히트 기록했으나 빛이 바랬다.
필라델피아는 2회 J.T. 리얼무토, 7회 브라이스 하퍼가 홈런을 터트렸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