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인도·협조’ 표현 사용
‘포용적인 경제세계화’ 공동추진도
북중러 대 한미일 대립구도 공고화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전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8일 노동신문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전략적 성격을 강조한 가운데, 이에 대해 북중관계가 격상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최고위급의 전략적 인도’ ‘전략적 협조’ ‘전략적 의사소통’ 등의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9년 6월 방북에 앞서 보낸 시 주석의 기고문에는 ‘전략적 의사소통’ 정도만 언급되었고 그나마도 양국 간 고위급 교류 정도로 해석됐다.
특히 시 주석은 이번 기고문에서 “상방은 호상 국가 주권과 안전, 빌전 리익을 수호하는 것을 견결히 지지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녕, 국제적인 공평과 정의 그리고 전후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북한이 단순한 이웃국가를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지난해 체결된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이 국제정치 현안에서 사실상 공동 보조를 취하는 전략적 파트너임을 재확인하면서 북중 관계가 한층 공고해질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북중 관계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북중 관계가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앞으로는 미중 전략경쟁과 북중러 협력 구도 속에서 움직이는 국제질서 차원의 관계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 주석은 방북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외교적 고립, 경제 제재, 무력 압박 등 수단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관련 당사자들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비경쟁을 자극하며 정치화 수단을 남용하는 것을 중지하고, 반도의 전쟁 위험을 제거하는 실질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사실상 북한의 기존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가 더욱 부각되면서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가 한층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상회담에서는 북중 관계를 중국이 추진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구상과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시 주석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의 다극화와 보편적 혜택과 포용적인 경제세계화를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4가지 전지구발기를 실천에 구현하고 인류운명공동체건설을 함께 손잡고 추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4가지 전지구발기’는 중국이 추진해온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GDI), 글로벌 문명구상(GCI), 글로벌 거버넌스구상(GGI)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용적 경제세계화’, ‘보편적 혜택’, ‘4가지 전지구발기’ 등은 그동안 북중 관계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았던 표현이다. 이를 두고 중국이 북한을 자국의 글로벌 전략 구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편입하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나는 인류운명공동체 이념과 4대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제기하였으며, 글로벌 거버넌스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중 양국은 전략적 조정과 협력을 강화해 각자의 주권, 안전,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중 양국의 협력 범위도 경제를 넘어 외교·안보 분야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쌍방은 외교, 법 집행, 군대 등 분야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 측은 조선 측과 발전 전략의 연계를 강화하고, 경제·무역, 농업, 건설, 과학기술, 의료·보건 등 분야의 실질 협력을 확대하여 양국 인민에게 더욱 큰 복을 가져다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쌍방은 국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 민항 항공편과 국제 여객열차의 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 왕래를 확대하고 상호 방문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혀 양국 간 교역과 인적 교류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군사 협력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 노광철 북한 국방상이 함께 배석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계기로 양국 군사 교류가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위급 군 인사 교류를 넘어 북중러 3국 간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최근 중국과 북한이 한미일 안보 협력과 일본의 안보정책을 동시에 견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군사 분야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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