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올리는 개미 vs 끌어내리는 외인…치열한 8000P 고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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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올리는 개미 vs 끌어내리는 외인…치열한 8000P 고지전

< 환호도 잠시…주저앉은 코스피 > 코스피지수가 15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을 돌파한 뒤 6.12% 급락한 7493.1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8천피’를 돌파하자 환호하고 있다(위에 사진). 오후 급락장이 이어지면서 거래소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아래 사진).  /최혁 기자

< 환호도 잠시…주저앉은 코스피 > 코스피지수가 15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을 돌파한 뒤 6.12% 급락한 7493.1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8천피’를 돌파하자 환호하고 있다(위에 사진). 오후 급락장이 이어지면서 거래소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아래 사진). /최혁 기자

오전 9시 7951.75 개장 → 오전 9시13분 8000 돌파 → 오후 1시28분 매도 사이드카로 5분간 거래 정지→ 오후 3시 7300선까지 하락 → 오후 3시30분 7493.18로 장 마감.

15일 하루 동안 나타난 코스피지수 변화다. 장 초반 ‘꿈의 지수’ 8000을 뚫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단숨에 7000대 중초반까지 떨어졌다. 6시간30분간 이어진 급등락장에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특히 지난주부터 조단위 순매도를 기록 중인 외국인이 이날도 주식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 대규모 매도세에 따른 우려를 일축했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짧은 시간에 급등해 쏠림 현상이 심화하자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일 뿐 ‘피크아웃’(정점 통과) 신호가 아니라는 얘기다.

◇로봇주 빼고 일제히 하락세

밀어올리는 개미 vs 끌어내리는 외인…치열한 8000P 고지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91개가 하락 마감했다. 특히 반도체 투톱의 내림폭이 컸다. 장중 29만6500원까지 오른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8.61% 떨어진 27만500원에 마감했다. 199만5000원까지 상승하며 ‘200만닉스 안착’을 노리던 SK하이닉스도 전일보다 7.66% 내린 18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로보틱스(19.29%), LG전자(10.83%) 등 로봇 관련주만 유일하게 강세를 보였다.

주체별로 보면 외인과 기관은 ‘팔자’, 개인은 ‘사자’ 모드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조6000억원어치, 1조7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7조원어치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밑단을 지지했다. 최근 1주일로 기간을 넓혀 보면 외국인과 개인의 매매 추이는 더욱 극명히 엇갈린다. 지난 7일부터 외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렬을 펼치며 31조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은 매일 순매수를 기록하며 총 30조원어치 넘는 물량을 받아냈다.

시장에선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배경을 크게 ‘가파른 지수 급등’과 ‘급격한 반도체 쏠림’으로 본다. 코스피지수는 2021년 1월 처음으로 3000을 뚫은 뒤 4년9개월이 지난 작년 10월 4000을 넘어섰다. 이후 3개월이 지난 올해 1월 5000을 넘어섰고 그로부터 한 달 만에 6000을 돌파했다. 미국·이란 전쟁 영향으로 7000까지 오르는 데 두 달 남짓이 걸렸고 8000은 7거래일 만에 달성했다.

그만큼 소수 업종 쏠림도 커졌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5~13일 유가증권시장 26개 업종 가운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돈 업종은 반도체와 자동차뿐이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5년 이후 코스피지수 성과를 웃돈 업종이 2개밖에 없던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투톱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체 유가증권시장의 70%에 육박하는 만큼 쏠림 현상은 당연한 일이지만,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급격히 커지자 외국인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것이다.

◇증권가 “코스피지수 랠리 가능성 여전”

역설적으로 외국인 보유 비중은 역사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 전체 시총에서 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9.31%다. 이틀 전(39.58%)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39%대를 유지하고 있다. 40%를 넘어섰던 2006년 이후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반도체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있는데도 주가 상승폭이 이를 압도해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조정을 끝낸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돌아오면 ‘코스피지수 랠리’가 재개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한다. KB증권은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기존 7500에서 10,500으로 상향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영업이익은 919조원으로 작년보다 세 배 증가하고, 내년 영업이익은 1240조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했다. JP모간과 모건스탠리도 코스피지수가 강세장을 보이면 10,000까지 갈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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