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집단소송법 제정을 두고 22일 공청회를 열었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일부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할 경우 판결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로, 2005년 증권 분야에만 도입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야당 의원들은 피해자 권리 구제를 위해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손해를 가한 만큼 배상하게 하고 손해를 배상받을 권리는 자본주의와 민법의 대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굉장한 피해를 보고도 소송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손해를 끼치고도 배상하지 않은 금액은 부당이득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재산권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거론하며 "쿠팡에 대해선 피해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소송해야 하는 상황이며, 법원이 소송을 허가할 수 있는 조항을 법안에 넣으면 남소 우려를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도입 필요성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기획소송 남발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를 우려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기본적인 입법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단계적인 적용을 해야 한다"며 "여기에 소급 적용까지 포함되면 기업들은 '묻지마 소송 리스크'까지 짊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집단소송제를 도입할 때 소비자와 피해자의 이익, 주주와 근로자의 이익을 같이 봐야 한다"며 "쿠팡을 겨냥하면서 소급효를 무분별하게 적용하면 외교적 이슈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집단소송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도 엇갈렸다.
변웅재 강남대 특임교수는 "특히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경제 시대엔 집단소송 제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AI를 활용해 원고가 몇백만 명인 소송이 등장하게 되면 법원과 기업도 적극적으로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수 변호사도 "개인정보 유출 사건처럼 대규모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수천 명의 피해자가 개별 소송을 진행한다면 피해자에게 가혹한 비용 부담을 지우게 된다"며 "소액·다수의 피해를 양산하고도 '남는 장사'가 되는 기업 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강력한 억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제도 설계의 정교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용수 건국대 부교수는 "집단소송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해 부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남소 등으로 인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기업 가치에 연동되는 주주·근로자의 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남소를 억제하거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형태로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며 "특히 소급입법 등 기존 법체계와 부합하지 않는 입법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도 "법률에서 소비자, 개인정보, 환경, 제조물 책임, 공정거래 등 구조적 피해가 명확한 분야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우선 도입한 뒤, 점진적으로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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