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순서
집요한 불만 제기 : “제가 그 유명한 진상 민원인입니다만…”
무차별적 난동 :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지!”
충성 고객과 극성 민원인은 같다
민원인의 주요 유형과 실제 대응 사례
불만에 대한 첫 응대가 중요하다
핵심성과지표를 분명히 하라
고객의 자발적 참여를 도모하라
나도 누군가에겐 민원인이다
소극적 민원인 (Passive Complainant)
소극적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인은 불만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도가 강하지 않다. 이들은 단순히 자신의 불편을 알리는 데 그치며, 직접적인 보상을 요구하지도 않고 문제 해결을 강하게 주장하지도 않는다. 또한, 종종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실망을 느끼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조용히 이야기하거나 이용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유형의 불만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놓치기 쉽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고객 이탈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기회주의적 민원인 (Opportunistic Complainant)기회주의적 민원인의 경우 보상을 얻거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불만을 제기하한다. 이들은 제품의 결함이나 서비스 문제를 실제로 경험했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도 보상이나 혜택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때로는 문제를 과장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기업이 금전적 보상, 교환 또는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보상 요구가 반복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 동시에, 정당한 문제 제기일 수도 있기에 주의해서 공정한 해결책을 제공해야 한다.
공격적 민원인 (Aggressive Complainant)
공격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인은 분노하거나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므로, 응대하는 사람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민원인은 때로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때 기업 또는 담당자는 냉정하고 전문적인 태도로 대응해야 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언행을 피하고, 명확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조직 차원의 대응과 더불어 심각한 폭력이 예상되는 경우 해당 응대자를 보호하는 등 방법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만성적 민원인 (Chronic Complainant)
만성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인은 특정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반복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며, 때로는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불만 자체에 집착하는 예도 있다. 이들은 단순히 한 번의 불만을 넘어, 지속해서 유사한 문제를 제기하며 기업과의 소통을 반복하는 특징을 보인다.이와 같은 불만은 조직의 고객 응대 자원을 과도하게 소모할 수 있으므로, 패턴을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할 경우, 해당 민원인과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경고를 가하는 등, 좀더 적극적인 응대가 필요할 수도 있다, 반복적인 불만이 조직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면 일정한 한계를 설정하여 법적인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
각 불만 유형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은 조직 및 기업의 서비스 질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소극적 민원인에게는 사전적인 고객 만족도 조사를 통해 불만 사항을 파악하고 해결해야 하며, 기회주의적 불만 민원인에게는 공정한 보상 정책을 적용하여 부당한 요구를 차단해야 한다. 공격적인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 냉정한 대응과 감정조절이 중요하며, 만성적 불만 민원인에게는 합리적인 소통 기준을 설정하여 기업의 운영에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민원인의 유형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대처할 때, 민원인을 직접 대하는 현장에서도 웃음이 생길 수 있다. 기업이 민원인의 각 불만 유형을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면, 고객 만족도는 물론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도 또한 향상된다.
위의 민원인 유형은 이해하기 쉽도록, 그리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구분한 것이다. 실제는 이들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처음엔 단순하고 가벼운 질문처럼 보이던 불만이 어느 순간 폭력적인 악성 민원으로 번지는 경우가 그렇다. 민원이 생겨나는 시작점, 그리고 단계를 거쳐 민원이 하나의 사건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구분하여 관찰하면 민원이 커지는 걸 억제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심각한 민원을 겪고 나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민원이 이렇게 심하기 전에 이런 상황을 미리 몰랐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민원 발생 초기에 제대로 대응했다면 좀더 쉽게 처리할 수 있었을 텐데….’ 다양한 불만의 수준을 인식함으로써 조직과 기업은 사전에 효과적인 관리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 민원인 불만은 일반적으로 공유, 항의, 신고, 폭력이라는 네 단계를 거쳐 발전한다. 각 단계의 특징이다.
1단계 - 공유 : 불만의 첫 번째 단계는 단순한 공유 단계다. 이 시점에서 민원인은 화가 나거나 실망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의견이나 관찰을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다. 가벼운 언급이나 간단한 질문과 요청 등을 하는 경우다. 예를 들면, “여기 조명을 좀 더 밝게 해주실 수 있나요?”, “오늘은 대기 시간이 조금 긴 것 같아요” 등이다.
이 단계에서 개인은 단지 자기 생각을 전달한다. 고객을 맞이하는 우리는 고객의 표현을 듣고 상황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입니다. 조명을 밝게 해 드리겠습니다.” 또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간단하고 즉각적인 답변만으로도 불만족이 커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 공유를 하는 고객의 태도를 단순한 질문이나 의견으로 받아들이면 어느 순간 고객 불만이 ‘다음 단계’로 진화하게 된다.
2단계 - 항의 : 공유 단계에서 적절히 대응되지 않았기에 항의 단계로 발전된다. 물론 성격이 급하거나 상황이 심각할 경우 공유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항의 단계로 넘어와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부터는 민원인이 어떤 상황에 대해 좌절과 분노를 적극적으로 감정을 실어 표현하기 시작하는 단계다. 한 민원인이 불만을 제기한다는 것은 해당 민원인 외에도 많은 이들이 그럴 확률이 높고, 이 불만이 결국엔 우리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항의를 받았다면 반드시 해당 항의건을 바로 해결하거나, 그게 어려울 경우 내부 공론화해서 해결법을 따져보고 조치해야 한다.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인 신고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3단계- 신고 (환불 요구, 공식 민원 접수, 국민신문고, 민사소송 등) : 민원인이 항의까지 했는데 불만족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민원인은 분노와 함께 의문을 품는다.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질문한다.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책임을 묻는 단계다. 그리고 그 책임자에게 해결을 공식 요청한다. 공연이나 이벤트 주최로 예를 들면, “왜 조명이 항상 이렇게 어두운 건가요? 내가 비용을 지급했는데도 아무도 확인하지 않네요? 서비스가 엉망이니 환불해주세요. 환불해 주지 않으면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할 거예요. 다 필요 없어요. 무조건 환불해 주세요!”, “여기까지 온 교통비와 기다린 시간이 너무 아깝네요. 예매한 거 취소해 주세요!”와 같다.
이런 상황은 민원인도 민원인이지만 주최 측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급적이면 이 단계까지 이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고 사전 단계인 항의 단계에서 조치가 마무리돼야 한다. 항의 단계를 그저 한 사람의 불만 정도로 가볍게 여겼다가는 그야말로 쓰나미같이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4단계 - 폭력 :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민원성 불만이 폭력으로 번지는 상황은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폭력 단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회사나 기관에서도 갑작스러운 민원인의 폭력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경에 근로자가 노출되어 있다면 민원인의 폭력 대응 매뉴얼을 고려해야 한다. 비상벨을 통한 안전요원 호출, 사내 긴급 방송 등 사전에 민원인의 폭력에 대응 방법에 대해 고민해서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모해야 한다.
지금부터 민원인이 공유하는 내용을 잘 경청하고, 초기 단계일수록 적극적으로 응대하자. 우리가 노력하는 만큼 심각한 민원은 사라진다.
김영준 ( 3dbiz@naver.com )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혁신사업실 실장. 스타트업의 글로벌 스케일업, 대기업 연계 오픈이노베이션, R&D 지원 등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맡고 있다. 국내 주요 대학이나 대기업, 여러 기관 등 대상으로 기술 트렌드, 글로벌 진출, 기업가정신 등의 주제로 100회 이상의 강연을 진행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등 수상. 주요 저서로, [3D프린팅 스타트업], [하드웨어 스타트업], [가상현실을 말하다], [민원제로] 등이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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