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은 지난 4년간 마련한 변화의 기반을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완성하라는 책임입니다.”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은 민선 9기 시정 방향으로 도시정비, 철도망 확충, 첨단산업벨트 조성, 청년·의료복지 확대를 제시했다.
신 시장은 “민선 8기가 시정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는 성과를 빠르게 만들어 내는 시간”이라며 “주민이 사업 단계를 예측할 수 있는 행정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2040년까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10조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정·중원 원도심에는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을, 분당 노후신도시에는 노후계획도시 특별회계를 활용해 직접 지원 1조원과 간접 지원 8조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분당 재건축은 선도지구 후속 절차와 2차 특별정비구역 지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수정·중원에서는 수진2구역 등 9개 구역 생활권 재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철도 분야는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 성남도시철도 1·2호선, 위례삼동선, SRT 오리역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산업 분야는 판교테크노밸리와 백현마이스, 정자 바이오헬스단지, 상대원 하이테크밸리를 잇는 '다이아몬드형 첨단산업벨트'에 초점을 맞췄다.
청년 정책은 성남베이비펀드, 청년리츠, 청년참여예산제, 청년패스카드, 청년주거단지를 묶은 '청년 기초자산 5종 세트'로 추진한다. 의료복지는 성남형 내집 생애말기 케어와 대상포진·A형간염·HPV 예방접종 확대를 검토한다.
신상진 시장은 “정치력은 구호가 아니라 성과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시민이 체감하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상진 성남시장.재선 성공의 의미와 시민이 체감할 민선 9기 첫 변화는 무엇인가.
재선은 같은 자리에 다시 앉는 것이 아니라 지난 4년간 마련한 변화의 기반을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완성하라는 더 무거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말보다 실천, 갈등보다 해결을 선택했다. 성남의 현안을 더 빠르고 책임 있게 풀어 달라는 명령을 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민선 8기가 시정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는 그 토대 위에서 성과를 빠르게 만들어 내는 시간이다. 지난 4년간 행정을 정상화하고 재정 기반을 다진 만큼 예열 시간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민선 9기 첫 변화는 행정이 단순히 인허가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의 문제 해결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에서는 초기 비용과 기반시설, 이주·교육·교통 문제를 사업 초기부터 함께 검토하겠다.
분당 재건축도 선도지구 후속 절차와 2차 특별정비구역 지정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사업을 많이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자신의 사업이 어느 단계에 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재건축·재개발 10조원 지원 공약의 재원과 실행 로드맵은.
도시정비는 시민 삶의 질과 도시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정책이다. 성남시는 2040년까지 10조원의 재정을 투입해 주민 부담을 낮추고 정비사업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10조원 중 약 1조원은 일반회계에서 매년 500억원씩 적립해 사용 중인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을 활용한다. 이 재원은 수정구와 중원구 정비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분당구 노후신도시 지역은 법령에 따른 공공기여금 활용을 위해 노후계획도시 특별회계를 설치한다. 직접 지원 1조원과 간접 지원 8조원을 정비사업에 투입하는 구상이다.
직접 지원 1조원은 각 단지와 관련 있는 기반시설과 주거이전비 이차보전 비용에 사용한다. 간접 지원 8조원은 상하수도 시설, 광역교통, 도로 확장과 신설 등 도시기반시설 설치비용이다.
공공기여금 최초 납부 전 3년 동안은 일반회계에서 매년 500억원씩 1500억원을 지원받아 정비계획 수립비, 관리처분수수료, 전자동의서 징구 등 초기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1일 민선 9기 취임 첫 일정으로 분당 선도지구 시범단지 재건축 추진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소통했다. 성남시 제공.분당 재건축과 수정·중원 재개발은 임기 내 어디까지 진척시킬 계획인가.
분당 재건축은 선도지구 4곳, 7개 특별정비구역 지정이 마무리됐고, 최근 3개 결합개발구역은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까지 완료됐다. 2차 특별정비구역은 주민제안 방식으로 절차가 시작됐다.
민선 9기에는 선도지구가 사업시행계획과 인허가 단계로 안정적으로 나아가도록 지원하겠다. 2차 특별정비구역도 예측 가능한 절차에 따라 추진하겠다.
행정절차에만 머물지 않고 통합심의로 기간을 줄이며 재정지원을 통해 주민들의 정비사업 문턱을 낮추겠다. 분당신도시 재건축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행정·재정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연차별 정비예정물량 제한으로 준비된 주민들이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문제도 알고 있다. 구역 지정 단계에서 발목을 잡는 연차별 물량 제한을 폐지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겠다.
수정·중원 원도심 재개발은 2024년 8월 고시된 2030 성남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에 따라 생활권계획에 따른 정비계획 입안요청제를 도입했다. 현재 수진2구역 등 9개 구역에서 생활권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속도만이 아니다. 이주대책, 세입자 보호, 교통·학교·공원 등 기반시설을 정비계획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분당과 원도심이 따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성남 전체의 주거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
분당 재건축 과정에서 학급 증설과 교육 인프라 부담은 어떻게 풀 계획인가.
재건축은 아파트를 높이 올리는 일이 아니라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일이다. 용적률 상향에 따른 학생 수 증가와 학급 부족 문제는 행정기관이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성남교육지원청,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해 구역별 이주시기와 입주시점을 분석하겠다. 필요 증설 학급 수도 미리 예측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공공기여금으로 확보되는 노후계획도시 특별회계를 활용해 학생 수 증가에 따른 필수 일반학급 증설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주민 부담을 낮추고 교육 인프라 확충을 함께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학교 문제로 재건축이 멈춰서도 안 되고, 재건축 속도만 앞세워 학습권이 훼손돼서도 안 된다. 도시정비와 교육환경 개선을 하나의 과제로 보고 대응하겠다.
성남시, 위례신사선 노선도. 성남시 제공.지하철 사각지대 해소와 SRT 오리역 등 철도 공약 현실화 방안은.
성남시는 지하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 판교오포선, 성남도시철도 1·2호선, 경기남부광역철도, 위례삼동선, 수서광주선 도촌야탑역, 월곶판교선 판교동역, 신분당선 백현마이스역, SRT 오리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철 8호선 모란~판교 연장은 사전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 1.03이 나온 뒤 예비타당성조사 절차를 추진 중이다. 성남도시철도 1·2호선은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고, 경기남부광역철도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신규 연계 노선도 발굴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성남시 도시철도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체계적인 도시철도망을 구축하겠다.
SRT 오리역은 2022년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B/C가 0.16으로 낮게 나와 사업 추진에 제약이 있었다. 운영 중인 고속철도 터널에서 공사해야 하고, 신갈단층대 구간의 안전성도 고려해야 해 사업비와 공사 기간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다만 경기도가 건의한 SRT 복복선화 사업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면 추가 선로를 활용한 공사 공간과 작업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시공 제약을 줄이고 SRT 오리역 신설 여건도 달라질 수 있다.
판교·백현마이스·정자 바이오헬스단지·상대원 하이테크밸리를 잇는 첨단산업벨트 구상은.
성남의 미래 먹거리는 다이아몬드형 첨단산업벨트다. 판교 제1·2테크노밸리는 입주기업 1780개사, 임직원 8만3465명, 전체 매출액 226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성장 동력을 판교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성남 전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이아몬드형 첨단산업벨트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역량, 백현마이스의 전시·컨벤션 기능, 정자 바이오헬스단지, 상대원 하이테크밸리의 첨단 제조 인프라를 연결하는 구상이다. 여기에 야탑 첨단산업단지와 시흥동 LIG넥스원 방산 연구개발(R&D) 단지도 연계한다.
성남시는 직접 개발 방식으로 추진할 오리역세권 제4테크노밸리를 미래산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삼을 계획이다. AI,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생태계를 확장하고 성남위례 포스코 글로벌센터 등과 연계해 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2025년 7월1일 청년소통 간담회에서 성남의 청년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남시 제공.청년 기초자산 5종 세트는 청년 정착과 일자리 정책으로 어떻게 연결하나.
청년 기초자산 5종 세트는 현금 지원을 넘어 성남에서 태어나 배우고 일하며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생애주기형 정책이다.
성남베이비펀드는 신생아 1인당 100만원을 지원해 출생부터 자산 형성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청년리츠는 지속 가능한 청년정책 추진 기반을 만들고 청년의 자산 형성 기회를 넓히는 방식으로 설계한다.
청년참여예산제는 청년이 정책 수혜자를 넘어 정책을 기획하는 주체가 되도록 하는 제도다. 청년패스카드는 문화·여가 등 일상생활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둔다.
여기에 역세권과 판교테크노밸리 등 청년 일자리가 집중된 지역에 조성하는 청년주거단지를 더해 출생·교육·주거·자산이 연결되는 성남형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이 자산 사다리를 일자리와 연결하는 고리가 첨단산업 기반이다. 판교테크노밸리와 성남하이테크밸리를 활용해 일자리를 확대하고, 기업과 연계한 취업·창업 지원을 강화하겠다.
성남형 내집 생애말기 케어와 무료접종 확대 등 의료복지 공약의 실행 방안은.
의사 출신 시장으로서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다. 많은 시민이 생애 마지막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이 아니라 정든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택의료와 요양·돌봄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성남형 내집 생애말기 케어는 방문진료서비스를 기반으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 연계하는 사업이다. 성남시는 2024년 경기도 최초로 보건소에 전담의료팀을 구성해 방문진료를 하고 있으며, 저소득층 방문진료비 지원과 민간기관 협약 체결 등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예방접종 확대도 추진한다. 독감 무료예방접종이 자리 잡은 만큼 대상포진, A형간염, HPV까지 예방접종 안전망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65세 이상 대상 사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50대 등으로 단계적 확대를 검토한다. A형간염 예방접종은 기존 저소득층 대상에서 일반 청장년층까지 넓히고, HPV는 여성 청소년 중심 지원을 청년층 전체로 확대하는 방향이다.
예방접종 확대는 시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정책으로 추진한다. 접종 종류와 대상층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
성남시가 '내집 생애말기 케어 사업' 추진을 본격화한 가운데, 신상진 시장이 대상 어르신 자택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살피고 격려했다. 성남시 제공.야당 소속 시장으로서 정부·경기도와 협력해 대형 공약을 실현할 정치력은 어떻게 보여줄 계획인가.
성남시장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민의 이익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시민을 위해 함께 답을 만들어야 하는 관계다.
성남의 미래와 시민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정부·경기도와 협력하겠다. 반대로 시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성남의 발전을 늦추는 제도라면 근거와 대안을 갖고 개선을 요구하겠다.
성남의 대형 공약은 중앙정부·경기도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 많다. 분당 재건축 물량 제한 완화, 철도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와 상위계획 반영, 개발제한구역 조정 등이 그렇다.
성남시의회는 여소야대 구도지만 시민에게 필요한 사업과 예산이라면 정쟁을 넘어 설명하고 설득하겠다. 정치력은 구호가 아니라 성과로 증명하는 것이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 시민이 체감하는 결과를 만들겠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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