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올해의 수비가 아닐까.”
루이스 리베라토가 천금 호수비로 한화 이글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조성환 감독 대행의 두산 베어스를 2-1로 격파했다.
지난 4월 26일 대전 KT위즈전~5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2연승을 완성했던 한화는 이로써 단일 시즌 두 번째 10연승과 마주하게 됐다. 앞서 이를 달성했던 팀은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삼성 라이온즈 뿐이었다. 아울러 이들은 56승 2무 33패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도 구축하게 됐다.
리베라토의 존재감이 큰 일전이었다. 타석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결정적인 호수비로 실점을 막아냈다.
2회초 노시환의 선제 솔로포(시즌 19호)로 리드를 잡은 한화는 3회말 위기에 몰렸다. 마운드에 있던 문동주가 이유찬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준 뒤 폭투까지 범하며 흔들렸다. 다음 타자는 오명진이었다.
문동주는 오명진에게 좌중월로 향하는 잘 맞은 타구를 맞았다. 모두가 안타를 예상했던 순간. 2루 주자 정수빈 또한 3루 부근까지 향했다.
하지만 위기에 몰린 한화에는 중견수 리베라토가 버티고 있었다. 유려한 다이빙 캐치로 이를 잡아냈다. 이로 인해 실점하지 않은 한화는 9회초 심우준의 솔로포(시즌 2호)로 한 발 더 달아났다. 9회말에는 양의지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헌납, 한 점을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으며 소중한 승리와 마주했다.
리베라토의 호수비에 동료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문동주는 “정말 미쳤다. 맞는 순간 안타라고 생각해 베이스 커버 백업 가려 준비하고 있었다. ‘뭐야 왜 뛰어가지’ 하고 있는데, 결국엔 잡더라. 미쳤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올해의 수비가 아닐까”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심우준은 “저는 못 잡았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홈 중계 플레이를 준비했는데, 그것을 잡더라. 확실히 잘 한다. 제 친구 잘한다”며 “내일(23일)은 아마 리베라토랑 (문)현빈이가 (안타) 칠 것 같다. 둘이 치면 점수 쉽게 쉽게 난다. 저는 수비에서 또 많이 도와주겠다”고 박수를 보냈다.
리베라토는 새로 코리안 드림을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다. 기존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손가락 부상을 당하자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이후 리베라토는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그 결과 19일 잔여 시즌 총액 20만5000달러의 조건에 정식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번 두산전 포함 성적은 19경기 출전에 타율 0.388(80타수 31안타) 3홈런 15타점. 그리고 이날에는 비록 안타를 때리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야말로 복덩이 외국인 타자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리베라토다.
한편 23일 경기를 통해 11연승에 도전하는 한화는 선발투수로 좌완 황준서(1승 3패 평균자책점 3.15)를 출격시킨다. 이에 맞서 두산은 우완 최민석(1승 2패 평균자책점 3.63)을 예고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