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뉴턴은 못 본 세상 [화폭역정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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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블레이크의 ‘뉴턴’(1795). 깊은 바닷속 근육질 몸을 가진 청년 ‘뉴턴’이 컴퍼스를 들고 도형 그리기에 푹 빠져 있다. 작품명이나 이미지로는 아이작 뉴턴(1643∼1727)을 예찬한 듯하지만 사실 정반대다. 18세기 시대정신이던 계몽주의에 반기를 들고 이성과 과학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했다. 뉴턴이 컴퍼스 그리기에 집중한 나머지 주변의 자연이나 신비한 세계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치와 법칙뿐인 ‘측정’에만 매달리다 보면 인간의 본질이라 할 상상력·직관 등의 가치를 잃게 된다는 강한 믿음을 판화로 새기고 찍었다. 펜·잉크·수채화 사용 모노타입 판화, 46×60㎝. 테이트브리튼미술관(영국 런던) 소장.여기, 세상이 열광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누구나 찬사를 아끼지 않는 걸작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름다운 작품, 화려한 명성 뒤에 숨은 화가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지독하게 어긋난 운명, 고단하고 허무한 삶이었노라고 말입니다. 이데일리는 오랜 시간 ‘그림이 하는 말’을 들어온 이윤희 미술평론가와 함께 세계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천재작가들의 인생역정을 더듬습니다. 단순한 일대기를 넘어섭니다. 뜨거운 예술혼이 맞닥뜨린 차가운 현실, 그 쓸쓸한 생이 한사코 밀어냈을 결정적 장면을 엿봅니다. 삶이 묻고 그림이 답합니다. 캔버스에 굽이치던 화가의 인생길 ‘화폭역정’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께 다가섭니다. <편집자> [이윤희 미술평론가] 한평생 시대와 불화하는 삶을 사는 이가 있다. 그것도 단지 보편적 견해에 대한 이견 정도가 아니라 ‘미치광이’로 불릴 정도라면 과연 그 생은 얼마나 외롭겠는가. 차마 가늠도 안 되는 그런 처지에 놓였던 남자가 있다. 생애 내내 봤다는 ‘환시’에 대한 투철한 신념, 그 신념을 그림과 글로 설명하는 일을 소명으로 여겼으나 세상은 그 전부를 의심했다. ‘완전히 미쳤다’고 손가락질하면서.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는 계몽주의와 이성이 시대정신이던 때 환시를 보는 광인으로 불리며 일생을 살았다. 자신에게만 보이는 환시가 펼쳐낸 세계관을 가졌고, 그것을 글로 쓰고 판화작품으로 남겼다. 당연하게도 그 일은 세상 사람들을 매우 불편하게 했다. 블레이크의 환시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였다. 네 살 무렵 어느 날 블레이크는 창가에서 비명을 질렀다. 무엇을 봤느냐고 묻자 아이는 신이 창문에 얼굴을 들이밀었다고 대답했다. 여덟 살의 블레이크는 들판에서 나무 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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